“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이윤 창출을 넘어 직원 자신은 물론이고 고객, 회사, 나아가 세상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일 아닐까요.”
동운아나텍은 직원이 100여명 남짓 규모로 성장했다. 김동철 대표는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 기업문화라고 했다. 특히 직원이 100명 수준의 규모가 되면 중요성은 더 커진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할 기틀을 마련하거나 혹은 고꾸라지는 분기점을 맞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라는 책을 접한 것은 지난 9월 실시한 전사 대상 교육에서다. 그동안 생각해온 방향성에 확신을 갖게 해준 책이다.
자포스는 아마존이 2009년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한 온라인 신발 쇼핑몰이다. 당시 아마존이 한 인수 규모 중 단연 최대였다.
자포스는 매출이 2000년 160만달러에서 2009년 12억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비결은 마케팅이나 인력 확충이 아니다. 컨택센터(콜센터)에 핵심 인력을 배치하고 직원 개개인이 고객을 감동시키는 전략이다. 쇼핑몰 회사가 아닌 ‘서비스 기업’, 신발이 아닌 ‘감동적인 경험’을 파는 기업이란 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자포스의 서비스 핵심인 컨택센터는 획기적이다 못해 파격적이다. 이메일이나 온라인 게시판 위주로 소통하는 일반적인 쇼핑몰과 달리 소비자가 컨택센터로 전화하도록 유도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내용을 처리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원하는 신발이 자포스에 없을 경우 다른 쇼핑몰에 물건이 있는지 검색한 뒤 가격과 사이트 정보까지 알려준다. 화재로 불탄 소비자의 집에 새 신발을 배달해주고, 생일을 맞은 소비자에게 생일 축하 카드를 함께 보낸다.
특이한 것은 자포스 컨택센터의 이런 감동 서비스가 업무 매뉴얼에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직원 개인의 마음에서 우러난 서비스다. 회사도 직원이 한 감동 서비스를 칭찬한다. 수익 창출이 기준이 아닌 고객 감동을 핵심 가치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김 대표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직원 개개인이 확실히 이해하고 실제 업무 현장에 녹여내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현재 동운아나텍과 비슷한 규모일 때 자포스가 실적에 집중하지 않고 문화 기반을 만드는데 투자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운아나텍이 꾸준히 성장한 비결을 고객 만족으로 꼽았다. 해외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은 것도 고객사에 국내외 할 것 없이 전폭적인 기술 지원을 하고 빠르게 응대하는 등 정성을 쏟은게 주효했다.
김 대표는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고객 감동이라는 절대적 선언의 가치는 동일하다”며 “고객 감동을 핵심 가치로 확실히 내재화해서 직원 개인은 물론이고 고객이 즐거워하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