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과 특허관리 전문기업(NPE)이 조세회피처로 특허를 옮기고 있다. 로열티와 라이선싱료 등 특허 수익에 따른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 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에 따르면, 최근 10년(2004~2013년)간 주요 조세회피처로 양도된 특허가 총 1만 5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가 가장 많이 양도된 조세회피처는 케이만군도로 총 4,400여개 특허가 양도됐다. 룩셈부르크와 버진아일랜드에도 각각 2600여개, 2000여개 특허가 유입돼 뒤를 이었다. 이외에 △사모아 △버뮤다 △지브롤터 등도 최근 들어 특허 양도가 크게 늘었다. 지브롤터는 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부각돼 특허 양도가 크게 늘었고, 사모아는 아시아계 기업의 선호가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세회피처로의 특허 이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세회피처에 양도된 전체 특허에서 최근 5년(2009~2013년) 비중이 매우 높다. 실제로 케이만군도의 경우 전체 양도 특허 가운데 최근 5년내 양도된 특허가 93.7%에 달한다. 룩셈부르크 역시 5년내 양도된 특허가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특히 사모아의 경우 유입된 특허가 모두 최근 5년내 양도됐다. 사모아는 전체 768개 양도 특허 가운데 586개(76.3%)가 2013년 1년 동안 양도됐다. 이는 각종 규제를 피하고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노력이 지식재산(IP) 영역으로빠르게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기업과 NPE가 앞장 선 조세회피처로의 특허 양도는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가 됐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P노믹스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2000년 이후 특허 유입이 급증한 조세회피처를 대상으로 △조세회피처별 특허 양도 현황 △특허를 옮긴 주요 글로벌 기업 △특허 이동에 나선 NPE 동향 △특허 이동 이후 글로벌 특허 소송 변화 등을 심층 분석했다.
※ 상세한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http://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