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연수 아이티버스 대표

“리모컨과 마우스가 언젠가는 하나로 통합될 것으로 봤습니다.”

김연수 아이티버스 대표가 말하는 ‘스마트버튼’ 개발 동기다. 스마트버튼은 리모컨처럼 바닥이 아닌 공중에서 마우스의 포인팅·클릭·스크롤 등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입력장치다. 버튼 바닥과 주변에 센서를 부착해 구현했다. 스마트TV가 생소했던 2007년 특허 출원했으며 최근 스마트버튼을 응용한 리모컨을 출시했다.

[人사이트]김연수 아이티버스 대표

아이디어 구체화는 실생활에서 이뤄졌다. 마우스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버튼으로 구현할 방법을 찾던 김 대표는 비슷한 모양인 비누를 보고 착안했다. “비누각에 쏙 들어가 있는 비누를 보면서 비누각 안쪽 측벽에 센서를 달면 비누의 움직임을 어느 면에서든 인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김 대표는 곧 측벽에 센싱이 일어나는 버튼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했다. 하나가 특허로 등록된 후 아이디어는 봇물처럼 쏟아졌고 현재 측벽 센싱을 활용한 입력장치 및 UI 관련 출원 특허가 50건을 넘는다.

제품 상용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생산원가가 걸림돌이었다. 원가가 높으면 제품의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시장 개척의 어려움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촉각센서를 적용해 개발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양산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적용한 제품을 설계하게 됐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구현 알고리즘도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현재는 자이로센서나 터치패드 입력기와 비교해 30%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노력의 대가는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일본 동키호테 등 유통업계에 스마트버튼을 적용한 스마트리모컨 공급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셋톱박스업체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 조만간 성과를 낼 것이라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국내 업체들이 입력장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애플 아이팟의 ‘휠트랙’이나 IBM 노트북의 ‘포인트 스틱’ 등이 크게 성공한 데에는 입력장치 혁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국내 많은 기업들은 입력장치를 단순히 기구적으로만 접근합니다. 입력장치 혁신이야 말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선이고 이는 진정한 혁신 제품으로 탄생합니다.”

김 대표는 “아이티버스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입력장치 솔루션 전문업체로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만든 입력장치와 UI솔루션이 앞으로 다양한 기기에 사용돼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당겨 주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