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소프트웨어(SW)사업대가는 SW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고질적 병폐다. 얼마나 형편없는지 최근 연구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과는 비참하다.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물가지수를 반영한 상대비교에서 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보다 낮았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호칭이 낯 뜨거울 지경이다. SW사업대가는 SW 개발자에 대한 대우와 같다. 이 연구로만 본다면 SW개발자들이 태국이나 멕시코에서 일하는 게 훨씬 더 나은 셈이다. 선진국과의 비교치는 더 처참하다. 미국은 3배, 일본은 5배 더 높게 나왔다. 같은 SW를 개발해도 국내에서 1000만원을 받는 대가가 일본에서 5000만원으로 훌쩍 뛴다.
30여년에 달하는 국내 SW산업의 현주소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 까. SW사업대가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인상률은 고작 1.26%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미국 사업대가 연평균 인상률이 3.4%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SW를 대우하는 게 얼마나 야박한지 알 수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이 SW 산업 육성이다. 일자리 창출부터 국가 미래 먹거리까지 각종 찬사를 붙였지만 SW사업대가 수준을 볼 때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해법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정당한 평가다. 현 사업대가는 투입 인력에 대한 인건비로 책정하는 방식이다. SW 산업 특성을 깡그리 무시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다. 대대적인 수술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등급에 맞게 차등화한 노임 단가를 적용하고 SW 기능 점수에 맞춰 개별적으로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정부 공기관은 정보화 예산을 현실에 맞게 늘려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SW사업대가에 대한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매번 외면을 당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제2의 스티브잡스’를 육성하겠다는 식의 흥행성 외침보다 당장 현실 속 문제점부터 고쳐나가는 노력만이 SW 산업 미래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