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가 제도 도입 1년을 맞아 50개의 역량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민간과 함께 창업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팁스에 선정된 50개 스타트업이 창업지원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8개팀은 해외투자자 등으로부터 총 4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팁스는 중기청이 지난해 도입한 이스라엘식 창업·R&D 투자 프로그램이다. 업계에서 노하우가 많은 벤처기업가 및 엔젤투자자가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면 정부가 3년간 창업자금 3억원과 R&D 지원 5억원, 해외마케팅 비용 1억원 등 최대 9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 창업지원 사업이 지역별·대학별 배분을 고려했다면 팁스는 엘리트 군단을 육성해 창업 생태계를 주도할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팁스는 삼성전자, 네이버, 구글, 애플 등 국내외 글로벌기업 출신들이 참여하는 창업팀이 다수 포진돼 있다. 석·박사 출신은 물론이고 교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참여하는 창업팀도 증가 추세다.
중기청은 지난해부터 2차례에 걸쳐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10개의 팁스 운영기관을 선정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의 케이큐브벤처스, 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의 본엔젤스, 이택경 다음 창업자의 프라이머 등이 포함돼 있다.
운영기관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까지 50개 창업팀을 선정했다. 지능형 무선 복합 인식시스템(시옷플랫폼), 자바스크립트에 기반한 스마트 디바이스 개발플랫폼(크레스프리), 이미지 인식기술(클디), 클라우드형 문서도구(쿠쿠닥스) 등 기술 기반 창업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대부분 창업팀은 팁스를 통해 연구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고 R&D 지원금이 넉넉하다는 혜택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주도 창업지원 사업이 창업팀의 사업모델과 수익구조까지 들여다봤다면 팁스는 민간투자 주도의 벤처생태계 ‘감별’을 믿고 묵묵히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정부 R&D 예산 중 적어도 1000억원까지는 엔젤투자에 할애해야 빠른 시일 내에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본다”며 “내년도 예산은 215억원으로 올해보다 증액돼 더 많은 스타트업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