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DNA 복제의 분자적 기작과 DNA 손상의 세부 원인 및 과정을 밝혀 암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노화와 진화 등 현 인류의 최대 관심사에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명경재 UNIST 특훈교수(46)는 DNA 복구(DNA 리페어)와 게놈 안정성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분자생물학 석사를 받은 뒤 미국 브라운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에 미국 국립보건원 인간유전체연구소(NHGRI) 연구원으로 들어가 2009년부터 종신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UNIST는 그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와 가능성을 보고 지난 1일 특훈교수로 임용했다.
명 교수의 중점 연구 분야는 DNA를 손상시키는 화학물질을 찾고, DNA 복구와의 상호 연관성을 증명해 이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최근까지 네이처, 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등 국제저널에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1년 셀에 발표한 논문은 유전체 완결성 분야의 대표 논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UNIST내 원로 교수들은 그를 ‘세계적으로 바이오 연구를 선도하는 젊은 연구자’라 평한다. 또 그의 영입으로 UNIST의 바이오 연구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명 교수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에서 DNA 복제의 분자적 기작과 DNA 손상 원인, 세부적인 복구 과정은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인체의 DNA 복구 과정을 완전히 규명해 암, 노화의 원인과 인류 진화의 비밀까지 밝혀내는 것이 최종 연구 목표”라 강조했다.
인체 세포 내 DNA는 체내 활동부터 자외선, 방사선, 독성물질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손상된다. 외부 환경 요인이 없어도 단 하루 동안에 세포 속 DNA는 6만개 이상 손상되고, 이러한 손상이 복구되지 않으면 노화와 암이 발생한다.
그의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포 내 유전체 정보를 지닌 DNA의 손상을 인지하고 교정하는 전 과정을 단위세포가 아닌 분자적 수준에서 연구한다는 점이다. 그는 “DNA 복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세부적인 기작까지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지난 15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보전 연구단 연구단장’으로 선정돼 UNIST에서 유전체 보전 연구단을 이끌고 DNA 복구 연구에 착수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