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에서 활동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NPE)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NPE는 글로벌 특허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한편 특허 소송도 집중적으로 제기하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 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조세회피처 NPE`를 살펴봤다.
◇ 가장 공격적 NPE, 어라이벌스타(멜비노테크놀로지)
어라이벌스타(Arrivalstar)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양도한 대표적인 NPE다. 이 회사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양도한 후 공격적인 특허 소송에 나서 주목을 끈다. 어라이벌스타는 2006년부터총 34개 특허를 버진 아일랜드에 양도했다.
어라이벌스타가 양도한 특허는 모두 버진 아일랜드에 위치한 멜비노테크놀로지스(Melvino Technologies) 소유가 됐다. 특허를 양도한 후 어라이벌스타는 멜비노와 공동으로 총 370여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에도 130건 이상 소송을 진행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10년간 어라이벌스타가 단독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18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에서 멜비노는 어라이벌스타가 본격적인 소송전을 전개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특허소송 전문 NPE로 추정된다.
실제로 멜비노테크놀로지는 양도 받은 특허를 앞세워 무차별 소송에 나섰다. 소송 제기 횟수가 총 580여회에 달하고, 700여개 기업을 제소했다.
멜비노가 10회 이상 소송에 사용한 특허만 14개에 달하며, 200회 이상 소송에 쓰인 특허도 있다. 멜비노는 항법장치·교통 제어 시스템 관련 특허를 주로 소송에 활용한다.
◇ 글로벌 특허를 대량으로 매입한 NPE, 시스벨인터내셔널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시스벨인터내셔널(Sisvel International)이 글로벌 특허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NPE다. 시스벨인터내셔널은 2012년 설립 이후 총 40여개 특허를 매입했다. 조세회피처 NPE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특허 매입량이다.
특히 시스벨은 노키아나 파나소닉과 같은 양질의 특허를 다수 보유한 IP 기업들로부터 특허를 매입해 주목을 끈다. 시스벨은 2012년 노키아로부터 30여개 특허를 사들였고, 올해도 파나소닉으로부터 30여개 특허를 매입했다.
아직까지 시스벨은 1건의 소송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세회피처인 룩셈부르크에 설립됐고, 설립 직후부터 다수 특허를 사들였다는 점에서 특허소송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예측된다.
IP노믹스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2001년 이후 특허 유입이 급증한 조세회피처를 대상으로 △조세회피처별 특허 양도 현황 △특허를 옮긴 주요 글로벌 기업 △특허 이동에 나선 NPE 동향 △특허 이동 이후 글로벌 특허 소송 변화 등을 심층 분석했다.
※ 상세한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http://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