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저협, 음악 복수 신탁단체 선정후 고전의 1년

음악 저작권 분야 복수 신탁단체가 지정된지 1년이 흘렀지만 회원 유입과 시장 안착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전문경영인 사퇴와 잇단 임직원의 퇴사로 내부 경영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KOSCAP)는 전문경영인으로 임명된 김종진 전무가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임직원 일부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가 퇴사하면서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이 한 달 넘게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4일 공고를 내고 선발에 나섰지만 아직 선발하지 못했다. 사무국장을 포함한 일부 직원도 최근 교체됐다.

지난 9월에야 시작한 회원 유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까지 4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지만 수수료 수익을 통한 운영자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음악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저작권 수익은 상위 100명이 절반 넘는 수익을 챙기는 구조”라며 “함저협 회원은 저작권 수익이 낮은 회원으로 구성돼 아직까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1만9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작년에만 1199억원을 징수한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법 제도도 회원 유치에 애로를 겪는 이유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권자가 복제권과 공연권, 전송권, 방송권 등을 일괄해 맡겨야 한다. 하지만 신탁단체가 둘로 나뉘면서 정부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분리해 신탁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해 왔다.

함저협으로서도 신탁범위선택제가 도입되면 회원들의 선택권이 넓어져 회원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법안 상정이 미뤄지면서 이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기존 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경쟁체제에 대비해 내부 개혁과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면서 틈새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함저협은 이에 대해 새해엔 전문 경영인이 선임되고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와 분배가 본격화되면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백순진 함저협 이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얻어 다음달 초면 전문경영인이 운영을 맡게 되고 3월부터는 저작권료 분배도 이뤄진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징수와 분배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협회의 신뢰가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회원 유치와 함께 소비자인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백 이사장은 “협회 차원에서는 우수한 유명 저작권자 유치도 중요한 일이지만 기존 음악사용자의 신뢰도 중요하다”며 “신탁의 경쟁체제가 이뤄진 만큼 그에 맞는 사용자 계약을 통해 음악 이용이 더욱 늘어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