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싸움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 경쟁이 커넥티드홈을 기반한 ‘집안 싸움’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6일 월스트리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구글이 스마트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년 전 32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주고 홈오토메이션 업체인 네스트를 인수하면서다.
이후 네스트는 구글의 막강한 화력 지원 아래 LG전자를 비롯해 필립스, 유니키 등과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인터넷 비디오카메라 업체인 드롭캠까지 인수, 화재 등 각종 댁내 사고시 화상 녹화 및 경보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네스트와 함께’(Works with Nest)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세몰이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월풀과 벤츠가 합류했고, 이번 CES를 통해서도 10여개 업체를 더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애플도 구글과의 집안(?) 싸움을 준비 중이다.
애플은 새해 애플스토어를 통해 도어록 등 각종 스마트홈 기기의 전시·판매를 강화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각종 애플 기기를 통해 조명 스위치나 환풍기 같은 가정용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킷’을 발표했다.
애플은 도어록 제조업체인 어거스트와 손잡고 홈킷을 스마트도어록에 첫 적용했다.
아이폰의 시리를 통해 ‘나 잘래’라고 말하면, 어거스트의 스마트도어록이 자동으로 ‘잠금’ 상태에 들어간다. 도어록 앱이 깔린 스마트폰만 소유하고 있으면, 별도의 키카드나 번호입력 없이 현관 접근 유무에 따라 문의 개폐가 이뤄진다.
애플은 어거스트 스마트도어록의 애플 스토어내 판매 가격을 대당 249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네스트의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동일한 가격이다. 다분히 구글을 의식한 포석이다.
이 밖에 와이파이 접속과 색상 변환이 가능한 필립스의 스마트 조명기기인 ‘휴’는 실내 화재 발생시 반복 점멸로 경보는 물론, 소방서 등으로 신고도 가능하다. 월풀의 세탁기와 건조기는 집에 사람이 있는 걸 감지하는 순간 ‘소음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프랑스 피트니스 기기 제조업체인 위딩스(Withings)의 수면 모니터링 기기는 네스트의 온도조절기와 연동, 수면에 최적인 실내온도를 알려준다. 가정용 VoIP 전화 사업자인 우마는 식구들의 입·퇴실 시간을 사전 인지해 자녀들이 제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메시지를 자동 송출한다.
최근 시장조사 업체 파크스어소시에이츠는 미국내 스마트홈 기기의 출하량이 2014년 말에 2000만대를 넘어섰고, 오는 2017년경에는 36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미국 가구 중 13% 정도는 최소 한 대 이상의 스마트홈 기기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건은 데이터 확보다. 각 기기간 중앙통제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스마트홈 데이터 플랫폼’(SDP)을 구글과 애플 중 누가 꿰차느냐에 따라 ‘집안 싸움’의 승패가 갈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