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성 카드뮴 장벽 넘은 ‘퀀텀닷’ 생산설비 국내에 몰려... 본격 양산 시기 관심

삼성전자·LG전자 등 유독성 논란 극복해 상용화 탄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15’에 퀀텀닷(QD) TV를 앞다퉈 선보이며 이목을 끄는 가운데 관련 핵심소재인 비카드뮴 QD 생산설비가 국내에 잇달아 구축된다. 유독성 카드뮴의 장벽을 극복한 비카드뮴 QD 소재의 국내 양산이 점쳐지면서 관련 제품의 시장 출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케미칼이 지난해 9월부터 천안에 구축 중인 대규모 비카드뮴 QD 생산공장은 이르면 오는 3분기 중 완공된다. 해외에는 없는 최초 생산기지다. 다우케미칼은 비카드뮴 QD 생산기술을 영국 나노코로부터 라이선스 받아 제품 제조부터 판매·마케팅 할 수 있는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있다.

국내 기업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CES에서 독자적인 나노 소재와 QD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내달 출시를 공헌한 만큼 비카드뮴 QD 기술과 양산체제 확보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종합기술원 주도로 비카드뮴 QD 소재와 필름제조 관련 원천 기술 개발을 6년여 전부터 진행해 왔다. 국내 협력사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용 소재와 필름 생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 QD는 1994년 처음 개발됐지만 생산과정에 ‘이타이이타이병’ 등을 일으키는 유독성 화학물질 카드뮴이 사용돼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다우케미칼이 2013년 나노코로부터 비카드뮴 QD 생산기술을 확보하면서 제품 적용에 본격적인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Q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앞서 주목받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색재현율에 근접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다. 특히 삼성전자가 LG전자의 OLED TV에 대응해 TV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소재로 집중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CES에 OLED TV 신제품과 더불어 퀀텀닷 필름을 적용한 UHD TV를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QD TV를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만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소재 업계의 비카드뮴 QD 소재의 양산 준비가 아직 충분히 완료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우케미칼 천안 공장은 3분기 완공 예정이고 대다수 국내 소재업체들은 특허 장벽과 수익성 등의 문제로 시장 진입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고도 QD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도 역시 과제다.

한국다우케미칼 관계자는 “오는 하반기, 이르면 3분기 양산을 목표로 천안 공장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어 양산 규모나 정확한 일정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