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미국에 세운 메신저 업체 ‘프랭클리’가 캐나다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메신저 서비스 업체가 북미지역에서 IPO를 한 최초의 사례여서 주목된다. SK플래닛은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플래닛(대표 서진우)은 미국 투자법인 프랭클리(Frankly·대표 스티브 정)가 캐나다 토론토 벤처거래소(TSXV)에 상장했다고 6일 밝혔다.
프랭클리는 현지시각 5일 토론토 벤처거래소에 상장해 주당 2.68미국달러(약 2900원)에 거래됐으며 첫날 시가총액은 5800만달러(약 640억원)를 기록했다. 북미 지역에서 모바일 메신저 전문기업이 상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상장으로 거래되는 주식 수는 전체의 약 40%다. 주식 40%를 보유한 SK플래닛은 계속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프랭클리 측은 기업 규모와 시장우호도 등을 판단해 미국 대신 캐나다를 상장 지역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메시지 확인 후 10초가 지나면 완전히 사라지는 ‘휘발성 메신저 서비스’를 2013년 9월 출시해 미국에서만 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수신자가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 메시지 내용이 흐릿하게 나타나게 하고 확인 전에는 언제든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도 있는 등 차별화된 사생활보호 기능이 각광을 받았다.
프랭클리는 상장을 계기로 휘발성 메신저 외에도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SDK)’를 추가했다. 이 서비스는 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메신저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이 여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메신저에 일일이 자사 페이지를 개설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앴다. 현재 세계적 여성의류 업체인 빅토리아시크릿이 이 서비스를 사용 중이며 미국 대형 스포츠 구단도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프랭클리는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서비스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른 시일 안에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으는 게 목표다.
스티브 정 프랭클리 대표는 “메신저는 절대 강자가 없는 가장 뜨거운 시장이어서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면서 “올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2016년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클리는 SK플래닛이 2012년 미국에 설립한 투자회사다. 당시 SK플래닛의 미국 법인인 틱톡플래닛이 직접 기술을 개발했다. SK플래닛은 프랭클리 상장을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