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구조체인 강유전체(强誘電體·Ferroelectric)를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개발 주역은 오윤석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와 정상욱 미국 러트거스대 교수 공동연구팀(이하 오 교수팀)이다. 오 교수팀은 외부 전압을 가했을 때 양극과 음극의 배열이 수평으로 바뀌는 강유전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강유전체는 절연체지만 내부에 양극과 음극의 전기분극을 지니고 있다. 강유전체에 외부 전압을 가하면 분극 배열이 뒤집히며 동일한 극성 간 경계면을 따라 전기가 흐르게 된다. 외부 전압이 가해진 후에는 추가 전압이 없어도 분극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전원을 꺼도 정보를 잃지 않기 때문에 정보저장 소자나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노트북 전지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오 교수팀이 개발한 강유전체는 칼슘(Ca), 스트론튬(Sr), 타이타늄(Ti), 산소(O)를 격자 형태로 규칙적으로 배열한 구조다. 일반적으로 강유전체의 분극 현상은 양극과 음극이 수직 방향으로 바뀌며 일어나지만 오 교수팀의 강유전체는 내부 분자 구조의 회전으로 수평 방향의 분극 현상이 나타난다.
수평 방향의 분극 현상으로 인해 동일한 극성이 이루는 나노미터급의 좁은 경계면을 따라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다. 보다 좁은 폭의 소자회로 개발은 물론이고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외부 전압을 통해 고체의 분자 구조 회전을 제어할 수 있다면 물질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특성인 자성이나 전도성을 조절할 수 있는 ‘꿈의 물질’도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스’ 13일자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