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웨어러블(Wearable) 뱅킹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스마트워치 기기에 녹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직까지 뱅킹의 주 기능인 트랜젝션(자금거래) 보다 투채널 인증, 소액 송금, 간편 결제 등 핀테크 관련 비즈니스를 웨어러블과 융합하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웨어러블 뱅킹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뱅킹 플랫폼으로 안착되기에는 제약이 너무 많다는 부정적인 인식과 보안성 및 보급문제만 해결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특히 터키 등 해외에서 이미 웨어러블 뱅킹 도입이 시작됐고 장기적으로는 뱅킹 플랫폼이 사물인터넷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스마트워치가 뱅킹시스템으로 전이되기에는 보급률에 있어 열세다. 디지털기기 가격이 높고 실제 사용자수가 많지 않다는 점, 스마트폰과 함께 연동돼야 한다는 취약점이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스마트워치 보급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제너레이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110억달러로 2013년 대비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엔 6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지난해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1.4%로 1위를 기록했다. 총 판매량은 50만대다. 소니, 페블은 1분기 시장점유율 11.4%, 판매량 8만대를 보였다. 모토로라, 퀄컴도 시장점유율 1.4%, 판매량 1만대를 올렸다. 여기에 애플워치까지 가세한다면 보급률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역시 보안성이다. 아직 기술 검증이 되지 않은 데다 위변조, 해킹 등 보안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다. 비티웍스 등 국내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스마트워치 기반 뱅킹 시스템은 기기 정보 기반 암호화 등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보안성 심의 등 여러 규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기반 뱅킹 서비스가 메인 트랜젝션 뱅킹 서비스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안 기술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며 “시중 은행들도 이 같은 보안 강화를 위해 메인 뱅킹 서비스 활용보다는 보조 수단이나 스마트폰과 연동한 인증 서비스, 부가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정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로 기기인증을 거쳐 금융서비스를 연동한다면 공인인증서서에 준하는 보안 금융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비콘(Beacon) 기술 등을 접목할 경우 교통카드를 대체하거나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고객 마케팅 툴로도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도 핀테크와 관련된 결제 시스템 도입에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웨어러블 기반의 결제 시스템 보안성심의 요청은 없었다”면서도 “금융권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보안 강화를 들여다보겠지만 시장 수요에 맞게 금융당국도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