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역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 자본에 대한 반발이 프랑스에서 잇따르고 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프랑스 정당과 지역 기업들이 자국 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과 투자를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지난 2일 프랑스 리조트 대기업 클럽메드는 9억유로에 중국 기업으로의 인수가 확정됐다. 이탈리아 사업체가 인수 제안을 철회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던 중국 민영투자기업 복성그룹으로 인수가 결정된 것이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은 역사적인 프랑스 기업이 중국 기업의 지배하에 들어가면 프랑스의 정체성이 위협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 정당 간부는 “클럽메드(지중해)가 아니라 중국해 클럽이 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FN은 지난해 열린 프랑스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해 오는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경쟁 정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남부에서도 중국 기업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12월 남부도시 툴루즈의 공항 지분 49.9%를 중국 산둥성 정부계열 종합교통그룹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당초 60%를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기업 등의 반발이 거세 과반 이상을 프랑스 자본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툴루즈 공항은 에어버스 본사에서 신형기 시험 비행을 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의 투자에 익숙한 프랑스인들이 중국 기업에 유독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 프랑스 언론에서는 “중동 자금은 오래 전부터 프랑스에 들어왔지만 중국에 있어서는 아직 이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유럽 경제 침체로 인한 민족주의 고조도 최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