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대성종합열처리, 매출 정체 R&D로 뚫었다

‘연구개발(R&D)에 눈을 뜨니 길이 보였다.’

대성종합열처리(대표 박종규)는 자동차·기계 부품에 고주파 열처리를 가해 성능을 높이는 열처리 전문업체다. 1993년 설립돼 업력은 20년이 넘었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10억원에 불과했다.

박종규 대성종합열처리 사장(가운데)과 기술진이 고주파 열처리 장비 앞에서 공정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박종규 대성종합열처리 사장(가운데)과 기술진이 고주파 열처리 장비 앞에서 공정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더욱이 요즘은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당시 열처리 분야는 어렵고 힘든 작업을 요구하는 ‘3D 업종’으로 치부됐다. 매출이 정체돼 사람 구하기는 어려웠다. 성장은 둘째 치고 생존에 급급하다보니 R&D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대성종합열처리가 R&D에 눈을 뜨게 된 것은 2000년대 중반 부산테크노파크, 중소기업청 등 기관의 기업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특히 부산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기술지원센터의 부품소재종합기술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공정 개선, 효율화 등 생산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14개 과제에 참여해 크고 작은 공정 개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접목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 개선 효과는 즉각적인 매출 확대로 나타났다.

부품 열처리의 사각지대를 없앤 신기술 적용 등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자 열처리 제품의 품질이 높아졌고, 부품 제조사의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고, 공정 개선으로 생산성까지 높아져 전체 매출이 급격하게 확대됐다.

단품 샤프트의 경우 월 6만개에서 20만개로 늘었고, 대성종합열처리의 열처리 물량은 2013년에 월 1000만 개를 넘었다.

대성종합열처리는 2013년 의령에 제2공장을 세우고, 부산 본사 공장을 포함해 전체 열처리 설비 규모를 4배 이상 늘렸다. 현재 2개 공장에는 40대의 열처리 설비에 4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공정 개선에 자동화 설비 확대, 매출 상승이 선순환하면서 직원 고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성장하는 회사의 모습에서 구직 청년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현재 기업부설연구소에는 소장을 포함해 7명의 R&D 인력이 신기술과 신공정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7명의 인원은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한다.

대성종합열처리는 매출이 2011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배가량 늘어 44억원을 기록했다. 고주파 열처리 관련 7개 특허도 획득했다.

올해는 부산 기장에 제3공장을 설립하고 레이저 열처리, 표면처리 등 신규 열처리 기술을 확보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억원이다.

박종규 사장은 “우리 같은 임가공 중소기업은 결국 공정 개선, 자동화 등 생산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끊임없는 R&D 투자로 열처리 분야 최고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