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R, UHD TV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는다

화면의 명암비를 최적화하는 기술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가 올해를 기점으로 차세대 TV의 성능 기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해상도 및 화소 수 경쟁에서 벗어나 화면 자체의 품질로 화질을 승부하려는 TV 제조사의 노력이 작용했다.

그동안 HDR는 카메라 등 정지화상 촬영에서 명암비를 보정하는 기술로 밝은 곳은 밝게 어두운 곳은 어둡게 강조하며 최적의 화면을 얻는 데 쓰였다. 하지만 초고화질(UHD) TV와 4K(3840×2160) 콘텐츠의 확산으로 동영상에도 이를 적용하려는 연구가 계속돼 올해부터 TV 제조사들의 HDR 채택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SUHD TV는 자사 제품 중 최초로 HDR을 적용했다. <전자신문DB>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SUHD TV는 자사 제품 중 최초로 HDR을 적용했다. <전자신문DB>

삼성전자는 올해 신 모델 SUHD TV에 자사 최초로 HDR를 적용했고 LG전자도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TV에 이를 추가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지난 CES 기간 중 SUHD를 소개하며 “SUHD TV의 화질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HDR를 적용했다”고 말해 HDR가 고화질을 구현하는 중요 기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 업계도 HDR 적용에 적극적이다. 소니는 출시 예정인 X930과 X940C TV 모델에 ‘X다이내믹 레인지 프로’라는 이름의 HDR 기술을 추가했다. 파나소닉은 TV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선보인 4K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제품에 HDR 기능을 넣어 동영상 신호공급 단계부터 HDR를 적용하도록 했다. 중국 하이센스와 TCL도 HDR를 UHD TV의 기본 기능으로 들고 나왔다.

특히 후발 주자들은 ‘돌비비전’을 HDR 구현을 위한 솔루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이 기술을 TV 제조단계부터 적용해 보다 손쉽게 HDR를 구현하려는 의도다. 하이센스, TCL, TP비전(옛 필립스), 도시바 등이 올해를 기점으로 돌비비전 적용 TV 출시에 잇달아 나섰다. 돌비비전을 적용한 영화 등의 콘텐츠도 다수 제작되고 있어 보급 활성화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HDR가 올해를 시작으로 TV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밝기 조절(로컬 디밍)로 HDR를 구현하는 기존의 쓰임새 외에도 향후 콘텐츠 제작 및 송출, 압축 복호화 단계 등 전 분야 확산을 감안한 것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MPEG, DVB, ATSC 등도 오는 2017~2018년을 목표로 표준 마련에 나섰다.

방송·미디어 업계 연구 관계자는 “HDR 구현 방법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송출 등 다양하다”며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개발과 표준화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TV 및 콘텐츠 제작에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