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연평균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초엔저화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4년 중 외환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6.6원으로 전년보다 127.7원 떨어졌다.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12.8% 올라간 것이다.
원·엔 환율이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789.7원) 이후 처음이다.
연평균 원·엔 환율은 2008년 100엔당 1077.3원을 거쳐 2009년 1364원, 2010년 1320.2원, 2011년 1391원 등 1300원대에서 유지되다가 2012년 1413.7원을 정점으로 2013년(1124.3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엔저 기조는 업종별로 화학,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일본기업과 경쟁 관계인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산업 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유동성 확대 정책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원화의 평가 절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초빙연구위원은 “한국경제는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침체되느냐 반등하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며 “원·엔 환율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 절상 추이에 대해서는 “2012년 6월 이후 이미 61%나 절상된 원화의 엔화에 대한 절상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엔저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환위험 관리 강화 지도지원, 환변동 보험지원, 수출금융지원, 한계 수출 기업의 인수합병 구조조정 지원 등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