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역습’ 윈도10, 뭐가 달라졌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윈도10 이벤트를 개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브라우저인 스파르탄(Spartan)을 탑재한 윈도10 뿐 아니라 가상현실 프로젝트인 윈도 홀로그래픽(Windows Holographic), 전용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Microsoft HoloLens), 화이트보드 같은 거대한 단말인 서피스 허브(Surface Hub) 등을 발표했다.

‘제국의 역습’ 윈도10, 뭐가 달라졌나

◇ 윈도10 “게임 규칙 바꿀 운영체제”=마이크로소프트는 행사장에 “윈도의 다음 장에 온 걸 환영한다(Welcome to the next chapter)”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마이크로소프트 OSG(Operating Systems Group) 그룹 테리 마이어슨 수석 부사장은 윈도10의 테마가 “더 개인화된 컴퓨팅”이라면서 “이동성과 신뢰,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윈도10의 열쇠라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란 마우스와 키보드, 펜 터치 등을 이용해 원하는 상호 작용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제국의 역습’ 윈도10, 뭐가 달라졌나

윈도10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든 기기에서 동작한다. 테리 마이어슨 수석 부사장은 “윈도10이 게임의 규칙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기기마다 따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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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10은 음성 도우미 기능인 코타나(Cortana)를 탑재하고 있다. 윈도10 화면 오른쪽 아래쪽에 있는 검색창 옆에 코타나 아이콘이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다. 당연히 윈도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코나타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날씨를 듣거나 음악 기능을 제어하고 알람을 알려주기도 한다. 코나타를 이용하면 키보드를 이용하지 않은 채 음성으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검색이 가능하다. 코타나는 사용자가 자동차를 주차한 위치를 기억해주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개인화된 디지털 도우미를 표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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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앱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킬러 콘텐츠인 오피스를 갖고 있다. 윈도10은 오피스를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원활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 유니버설 앱(Universal App)은 PC와 모바일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공통 앱을 도입, 윈도10을 단번에 진화시키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오피스 외에도 엑스박스용 앱 역시 유니버설 앱의 대상이다. 그 뿐 아니라 캘린더나 사진 같은 것도 여러 기기에서 동기화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C에서 지도를 열어 경로 검색을 했다면 이 내용을 모바일 단말로 보내줄 수 있다. 이렇듯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모두 지원하는 유니버설 사양을 갖췄다는 건 애플이 iOS와 OSⅩ으로 양분해 운영체제를 선보이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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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외신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브라우저 스파르탄도 소개했다. 스파르탄은 모바일 기기 브라우저로도 출시된다. 외형은 단순미를 강조한 탭 브라우저 형태. 스파르탄은 탭에 마우스 커서를 대면 이미지를 먼저 볼 수도 있고 마우스 뿐 아니라 터치 조작도 지원하는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쾌적한 조작성을 고려했다. 웹페이지에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가능하다. 스타일러스펜 뿐 아니라 손가락 조작도 가능하다. 그 밖에 PDF 보기도 가능하며 코타나를 함께 검색에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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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10은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Xbox One) 게임을 PC나 태블릿 등을 이용해 스트리밍 플레이할 수도 있다. 필 스펜서(Phil Spencer) 엔터테인먼트 수석 부사장은 윈도10의 게임이 더 소셜 인터랙티브하게 진화할 것이라면서 윈도10에서 엑스박스 앱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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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앱을 이용하면 다운로드한 게임이 표시될 뿐 아니라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 내 친구 목록, 메시지 등도 함께 표시된다. 엑스박스 앱 내에는 마이 게임(My Game)이라는 메뉴를 제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윈도10의 개인화 서비스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태블릿 등 여러 기기에서 엑스박스 게임을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엑스박스 연동은 윈도10의 에코 시스템에 엑스박스까지 끌어들인다는 의미가 있다. 엑스박스 원을 갖고 있다면 윈도10 시스템에서 엑스박스 원 게임 타이틀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윈도10 PC와 엑스박스 원 사용자끼리 멀티 플레이도 가능하다. 윈도10에 엑스박스 라이브 기능을 구현해서 윈도10 PC에서도 플레이 모습을 녹화하는 게임 DVR(Game DVR) 기능을 지원한다. 녹화한 플레이 영상은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윈도10은 그 밖에도 멀티 터치나 윈도 크기 변경, 분할 표시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다. 윈도가 아닌 섬네일 형태로 멀티태스킹을 제공하거나 윈도폰, 태블릿 등에서 데스크톱 디스플레이를 통해 PC 버전처럼 가상 데스크톱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다이렉트X12도 지원한다. 다이렉트X12는 윈도10의 게임 기능을 끌어올릴 장치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업그레이드 정책이다. 윈도7과 윈도8.1, 윈도폰8.1에서 모두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윈도10 출시 이후 첫 1년은 윈도7, 윈도8.1, 윈도폰8.1에서 윈도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간을 한정했지만 기존 윈도7과 윈도8, 8.1 등을 대상으로 무료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밝힌 건 단순히 부진한 윈도 8과 8.1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나 iOS 등에 크게 뒤처진 모바일 시장 부진 등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윈도10 프리뷰 버전은 다음 주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인사이더 프로그램(Microsoft Insider Program)에 참여해 윈도10 최신 버전을 출시 전에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은 스마트폰용 윈도10 프리뷰 버전의 경우에는 NFL 슈퍼볼 이후라고 밝혀 2월 1일 이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올해 하반기 마이크로소프트가 눈길을 끌만한 하드웨어를 다수 내놓을 것이며 이 중에는 윈도폰도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신형 서피스와 윈도폰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지난해 단종된 루미아1020의 뒤를 이을 플래그십 모델 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현실과 3D 홀로그램을 결합하다=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이벤트 기간 중 윈도 홀로그래픽과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도 함께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지니어인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윈도 홀로그래픽이 디지털 생활을 더 원활하게 실생활에 녹이기 위한 제품이라면서 윈도10에 의해 가능하게 된 홀로그램 컴퓨팅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윈도 홀로그래픽은 실생활에 존재하는 물체를 인식하고 나타나는 홀로그램을 맞물린 것이다. 영상을 재생하기 위한 윈도를 표시하고 홀로그램을 실제 물건처럼 책상에 놓는 식으로 접목할 수 있는 것.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는 실내 물체를 인식해 평면을 디스플레이 대신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홀로렌즈를 장착하면 빛을 이용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3D 입체 가상 객체를 사용자 주위 환경에 투영하게 된다. 사용자는 음성과 제스처 명령을 이용해 홀로그램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물론 홀로렌즈가 구현하는 게 진짜 홀로그램은 아니다. 실제 홀로그램이 아니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물건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투영된 홀로그램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일기 예보나 동영상도 자유롭게 이런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 실제 집안에 있는 오토바이에 모델링을 겹쳐서 표시하거나 스카이프를 이용해 대화를 하면서 걸을 수도 있다. 방안 전체에 마인크래프트 개체를 표시해놓고 자신이 만든 세계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시연을 진행한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홀로 스튜디오(Holo Studio)의 경우 이런 가상 공간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해 가상 모델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이렇게 모델링을 한 드론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홀로렌즈는 증강현실 디바이스 역할도 한다. 사용자의 눈 움직임을 추적해 사용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판단한다. 내장 카메라를 이용해 신체 움직임도 인식한다. 홀로렌즈는 렌즈 부위는 투명하게 처리했고 음향 기능과 각종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 84인치 4K 화이트보드 ‘화상회의·공유’도=서피스 허브는 84인치 4K 화질로 화이트보드 같은 거대한 단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업체인 퍼셉티브 픽셀(Perceptive Pixel)를 지난 2012년 인수한 바 있다. 이 결과물로 보이는 서피스 허브는 멀티 터치를 지원, 손가락이나 펜 어떤 것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윈도10을 이용하지만 UI 자체는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맞춰서 재구성했다. 디스플레이 옆에는 카메라 2대와 내장 마이크, 센서 등을 탑재해 스카이프를 이용해 여러 명이 화상 회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격지에 있는 사람과 같은 화면을 원노트를 이용해 공유하면서 회의를 할 수 있는 것. 단말을 이용해 서비스 허브에 접속해 편집을 하거나 공유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서피스 허브는 55인치 버전도 제공된다. 서피스 허브의 가격이나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을 발표하면서 내건 가장 큰 가치는 “PC와 모바일 기기를 통합하는 에코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윈도10이 모바일을 포함한 컴퓨팅 시장에서 구글이나 애플을 따돌리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왕좌로 복귀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