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셔-마케팅 없이 25만명 모은 순정게임, "이용자 DB 확보 가능한 자체 서비스로 도약"

직원 수 18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게임 출시 전 이용자 20만여명을 모아 화제다. 대형 퍼블리셔 도움 없는 ‘자체 개발·직접 서비스’ 모델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퍼블리셔-마케팅 없이 25만명 모은 순정게임, "이용자 DB 확보 가능한 자체 서비스로 도약"

25일 순정게임에 따르면 이 회사는 1월 말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 ‘로망의 세계정복’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약 25만명 사전등록이용자를 모았다. 모집을 시작한지 6일 만에 등록계정이 20만건을 넘어섰다.

유력 게임사 중 하나인 넷마블게임즈가 최근 자사 차기 킬러 콘텐츠 중 하나인 ‘모두의 쿠키(넷마블엔투 제작)’에서 일주일 만에 100만명 사전등록이용자를 모은 것을 감안하면 소형 개발사로서 이례적 성과다.

순정게임은 지난해 12월 4000여명이 참여한 비공개테스트(CBT)에서 받은 호평이 입소문을 타고 사전등록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게임 서비스를 개발사가 직접한 것도 모객에 긍정적 효과를 블러왔다. 순정게임은 로망의 세계정복을 직접 운영할 계획인데 이는 제작은 개발사가, 운영은 퍼블리셔가 맡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다.

정무성 순정게임 대표는 “비공개테스트 등 출시 전부터 이용자와 소통을 실시간으로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며 “비슷한 규모의 게임에 비해 운영 인력을 두 배로 마련하는 등 리소스 투입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정게임은 유저정보 등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 확보를 위해 자체 서비스를 결정했다.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면 이용자 DB를 개발사가 활용할 수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를 비롯한 회사 창업 멤버가 ‘메이플스토리(넥슨)’ ‘R2(웹젠)’ ‘C9(웹젠)’ ‘크리티카(올엠)’ 등에서 오랫동안 게임 운영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이 자체 서비스가 가능한 배경이다.

정무성 대표와 황순재 대표의 손을 거친 게임의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합치면 165만명에 달한다. 순정게임 창업 초기 총 10억원을 투자한 본엔젤스, 대성창투 역시 순정게임의 게임운영 노하우 등 팀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모바일게임 붐업 초기 캐주얼게임을 직접 서비스 한 회사들이 이용자 DB를 활용해 큰 성공을 거뒀다는데 주목했다”며 “RPG 같은 하드코어 장르에서 이용자 DB를 개발사가 가질 수 있다면 캐주얼게임 경우보다 더욱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