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웹툰의 첫 포문을 연 레진코믹스가 서비스 2년차인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게임과 음악, 영화, 공연 이외에 이렇다 할 유료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 시장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1일 레진엔터테인트(대표 한희성)는 지난해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1억원 대비 5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성업 사업총괄 이사는 “실적과 관련해선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난해 매출이 세자릿수인 100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30억원 안팎 매출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만 7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이 이사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또래와 공유하려는 웹툰의 특성상 입소문을 통해 독자와 구매비율이 높아져 매달 꾸준히 10~20% 안팎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독자 비율이 많은 것은 레진 성공의 한 축이다. 방문자의 60%가 여성이다. 음악과 영화 등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데 상대적으로 관대한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서비스 초기 여성들이 선호하는 로맨스 장르가 50%에 달한 것에 비하면 장르가 다변화된 것도 레진코믹스 웹툰의 특징이다. 웹툰 독자 다수가 즐기는 로맨스와 무협 외에도 역사물, 스포츠, 공포물 등 해가 가면서 장르도 다양해졌다. 특히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지난 10년간 10편 안팎 그쳤던 스포츠물이 최근 2년간 10편이 넘게 연재됐다. 역사물도 삼국지에서 주목받지 못한 인물 기후를 중심으로 다룬 ‘삼국지 기후전’, 근현대사를 다룬 ‘김철수씨 이야기’, 온달과 평강이 환생한 퓨전 사극 ‘나에게 온 달’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이 이사는 “그간 매주 일정한 간격으로 연재해야 하는 대형포털에서는 작가가 묘사가 많거나 깊이 있는 조사가 필요한 웹툰을 만들기 어려웠다”며 “연재 주기를 작가가 자유롭게 선택하게 한 것이 장르가 다양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레진이 유료 웹툰 시장을 성공적으로 일군 데는 한희성 대표의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
한 대표는 레진엔터테인먼트 설립 이전부터 만화, 영화 그리고 다양한 성인 문화에 대한 의견과 지식을 솔직하고 거침없이 쏟아낸 유명 블로거였다. ‘레진 블로그’ 운영자로 누적 방문자 수만 5000만명에 달했다. 수많은 팬 확보가 서비스 인기로 옮겨 온 것이다.
레진은 올해는 웹툰 콘텐츠에 한정하지 않고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는 “올해 ‘그녀의 수족관’ ‘8군 플레이그라운드 쇼’ 등의 웹툰 영상화 외에 5~6편의 웹툰을 웹드라마와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며 “레진은 웹툰 외에도 영상과 공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