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IP-R&D 전략지원사업 우수사례] <2>비나텍, 연구개발 방향 정립에 매출 향상도

“지식재산 연구개발(IP-R&D) 전략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회사 R&D 방향의 큰 틀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신규 사업 아이템이 생기면 반드시 특허 조사를 하고, R&D 과정을 연구노트에 기록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혹 퇴사를 하더라도 기술자산은 회사에 남아있게 되는 것이죠.”

비나텍 직원이 자체 생산한 슈퍼 커패시터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비나텍 직원이 자체 생산한 슈퍼 커패시터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열 비나텍 전무는 특허청 ‘IP-R&D 사업’ 참여로 얻은 가장 큰 성과로 기술자산을 꼽았다.

비나텍(대표 성도경)은 슈퍼커패시터 전문기업이다. 1999년 탄탈륨 커패시터 중심 유통회사로 첫 발을 내딘 비나텍은 친환경 에너지 저장장치인 슈퍼커패시터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슈퍼커패시터는 순간적으로 전류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연료전지·회생제동 에너지·풍력발전의 피키컨트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할 만큼 기술개발에 신경 써왔으나, 특허에 관심을 가진 지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이 회사가 IP-R&D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국내 동종업계 기업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특허소송에 휘말리게 된 것을 지켜보며 돌파구를 찾던 중 2011년 초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의 IP-R&D 사업을 접하게 됐다.

이후 전략원으로부터 R&D 전략, 핵심 특허 대응전략 수립,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등에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비나텍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첫 과제로 슈퍼커패시터 전반의 IP를 분석하고, 두 번째 과제부터는 특화 분야의 슈퍼커패시터 사업화, IP 분석을 통한 R&D 방향 정립 및 전략 수립이 이뤄졌다. 지식재산 전략이 왜 중요한지 차츰 깨닫게 된 비나텍은 최근까지 총 6회에 걸쳐 컨설팅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매출이다. 2010년 188억원에서 2014년 25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직원 수는 같은 기간 60명에서 120명으로, 연구원은 16명에서 26명으로 늘었다. 특허 보유 수는 45건에서 176건으로 4년간 291% 급성장했다.

IP-R&D 사업 참여 초기에는 직원들이 낯설게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자신 업무로 받아들이면서 자기 계발에 더욱 힘을 쏟는 계기가 됐다

이 전무는 “회사 성장에는 직원 노력이 밑바탕이 됐지만 IP-R&D 사업 역할도 무척 컸다”고 말했다.

비나텍은 이제 회사가 R&D 방향을 스스로 바르게 정립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이 향상됐다. 경쟁사 IP를 분석하고 침해 여부를 판단해 대응 전략을 도출하는 능력도 기르게 됐다. 실제로 비나텍은 대응전략 수립을 통해 총 18건의 출원도 냈다. 최근에는 모든 연구 아이템에 IP를 정착시켜 R&D 추진 시 IP 분석을 필수적으로 시스템화했다.

신사업 동력도 확보했다. IP-R&D 사업을 통해 대형 액시얼 타입과 칩 타입에 대한 개발 방향을 정립,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IP R&D를 회사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요 의제로 삼아 지속적인 교육과 사례 중심 전파, IP 기반 R&D 정책 수립 등 회사 내 제도적 시스템으로 정착시켰다.

이 전무는 “기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은 무엇보다 R&D 방향 정립이 중요하다”며 “IP-R&D 사업으로 R&D 방향을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IP-R&D의 가치를 깨달게 된 만큼 특허청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사업 모든 영역에서 R&D 이전에 반드시 IP 연구가 선행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 전무는 “비나텍이 생산하는 제품은 환경보전은 물론이고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라며 “IP-R&D 사업으로 새로 태어난 회사의 약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