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여름. 창업한지 얼마 안 된 이순호 달리웍스 사장에게 브라질에 사는 지인이 연락을 해왔다. 현지 냉동창고업을 하는 사람이 창고 고장으로 아이스크림이 녹아 수천만원의 피해를 봤는데 이를 해결해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이었다. 당시 클라우드를 활용한 사물인터넷(IoT) 원격 관리도구를 개발 중이던 이 사장은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그는 지난해 초 기술개발을 마치고 브라질 고객의 냉동창고 10개와 냉동차량 50대를 IoT로 묶은 뒤 아마존 클라우드에 연결, 이를 서울 충무로 사무실에서 관리하고 있다. 브라질 냉동창고를 지구반대편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한 두 명이 관리하게 된 것이다. 사업 1년여만에 브라질에서만 수백명이 창고 관리업무를 맡겼다.
달리웍스(daliworks·대표 이순호)는 2013년 3월 설립된 벤처회사다. SK텔레콤 출신 이 사장을 비롯해 각자의 전문영역을 가진 다섯 명이 힘을 합쳤다. 소프트웨어(SW) 전문회사로 IoT 단말기용 미들웨어와 클라우드, IoT 관리포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IoT 단말기에서 나온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분석한 후 이를 관리포털에 제공해주는 것이다. 가장 큰 강점은 빠른 적용성과 비용절감이다.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고 미들웨어를 가진 덕분에 어떤 IoT 단말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글로벌 클라우드를 적용한 IoT 관리 솔루션을 가진 업체는 국내에서는 달리웍스가 유일하고 세계에도 10개 안팎에 불과하다.
이순호 대표는 “지금까지 사물통신(M2M)을 포함한 IoT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 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라면서 “달리웍스의 씽플러스(Thing+) 솔루션을 이용하면 서버를 구축하는 데 드는 수천만원의 비용과 몇 달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응은 해외에서 먼저 왔다. 브라질에서 사업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씽플러스를 들고 참가한 스페인 스마트시티엑스포가 결정적이었다. 프랑스 산업용 전력 및 에너지 전문업체인 시리아(Sirea)그룹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리아가 하드웨어를, 달리웍스가 SW를 담당하는 구조다. 시리아그룹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역에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 향후 진출 영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바르셀로나 전역에 설치된다. 여러 국가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2분기부터 고객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달리웍스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공장과 농업설비, 창고, 발전시설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순호 대표는 “어떤 기술이 허황된 말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실제 삶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IoT가 정말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어떤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