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IT 융합기술 핀테크(FinTECH) 시대가 열리면서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스마트폰업체들은 신제품에 잇따라 NFC 안테나를 채택하고 있고 온·오프라인 결제업체들은 리더 보급에 나서는 분위기다. NFC 관련 소재부품뿐만 아니라 보안·소프트웨어(SW) 수요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가통신망(VAN)업체들이 NFC 단말기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몇년 전부터 스마트폰업체들이 NFC 기능을 채택했지만 결제하는 사용처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했다. 비싼 NFC 리더가 문제였다. NFC 리더는 50만~100만원 수준의 비싼 가격에 팔린다. 카드단말기를 보급하는 VAN업체들이 비싼 가격을 부담하면서 설치할 이유가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최근 기존 제품보다 10분의 1 가격 수준에 불과한 저가 NFC 단말기가 개발되면서 보급이 급속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 단말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말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갔다. 저가 단말기 등장으로 VAN업체들은 상반기 중에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폰6가 출시되면서 애플 페이 서비스가 시작됐고 최근 국내에서 핀테크산업 육성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들은 잇따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NFC 기술과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VAN업체 주도로 NFC 단말기가 일반 상점에 대거 깔리면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NFC 관련 소재부품 수요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 NFC산업이 본격화되면 안테나·소재·단말기 제조업체뿐 아니라 생체인식기업까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도 NFC 상업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기존 선진국과 달리 신용카드 시대를 건너뛰고 바로 핀테크 시대로 넘어서는 분위기다. 알리바바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지급 결제뿐만 아니라 이체·송금 및 금융상품 판매까지 담당한다. 알리페이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NFC 기술이다. 중국 사용자들은 대중교통 결제뿐만 아니라 상품을 구입한 후 NFC로 결제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중국발 NFC 확산에 맞춰 국내 NFC 안테나·칩·단말기·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최근 현지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인다.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문 등 생체인식 관련 업체들도 NFC 시장 확대의 직간접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동안 NFC 시장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보안 문제 탓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NFC 보안 문제를 상당 부분 보완해줄 수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핀테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NFC 기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통할만한 기술과 역량을 갖춘 기업은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