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웨어러블로 200mm 팹 시장 `부활`

1990년대에 도입된 200㎜ 웨이퍼 팹이 다시 성장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등 200㎜ 팹이 필요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면서 재조명을 받는 것이다. 관련 중고 장비 시장 수요도 함께 늘어 시장이 들썩인다.

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중고 장비 유통사 서플러스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 200㎜ 팹을 증설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200㎜ 팹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는 기존 팹에서 사용하던 중고 장비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중고 장비 가격도 지난해부터 빠르게 치솟았고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첨단 300㎜ 팹은 20나노미터급 공정을 중심으로 D램, 낸드플래시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와 디지털신호처리(DSP) 칩 등을 주로 생산한다.

반면 200㎜ 웨이퍼를 사용하는 팹은 0.13~0.5마이크로미터(㎛) 공정을 사용해 첨단 칩보다는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상대적으로 첨단 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가 중심이다. 과거 200㎜ 팹에서도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웨이퍼 당 칩 생산량이 많고 첨단 공정까지 적용한 300㎜ 기반 팹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200㎜ 팹의 부활은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센서, LED,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등 새로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반도체의 40%가 200㎜ 팹에서 생산되고 있다. 200㎜ 이하 팹은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약 400개의 150·200㎜ 팹이 여전히 칩을 생산한다. 200㎜에서 300㎜로 전환하거나 생산성이 낮아 문을 닫는 200㎜ 팹을 중심으로 중고 장비 물량이 발생한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200㎜ 팹을 이용하는 칩 시장이 커지면서 중고 장비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격이 약 30% 정도 상승했고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 중고 장비를 확보하거나 장비 제조사가 직접 200㎜용 장비를 수리해 판매하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나노대 첨단 공정을 적용한 300㎜ 팹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200㎜ 팹 역시 향후 20~30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 웨이퍼 직경에 따른 실리콘 칩 선적 (자료: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가로: 년도)
 (세로: 백만 스퀘어인치)
표. 웨이퍼 직경에 따른 실리콘 칩 선적 (자료: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가로: 년도) (세로: 백만 스퀘어인치)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