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SW)가 중국 시장에서 연이어 좋은 소식을 만들었다. 티맥스소프트는 중국 1위 서버기업인 인스퍼정보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중국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공급하기로 했다. 모바일 원격제어 솔루션 기업인 알서포트도 중국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에 자사 솔루션 공급 계약을 성공리에 마치고 중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데이터스트림즈도 지난해 말부터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중국 2위 시스템통합(SI)기업 아이소프트스톤과 업무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 SW시장에서 토종 제품이 각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중국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은 ‘제품 성능’이라고 입을 모았다. 티맥스소프트가 인스퍼정보를 통해 중국에 DBMS를 공급하게 된 배경에는 ‘취IOE’가 자리잡고 있다. 시장을 장악한 특정 벤더 IBM·오라클·EMC에서 벗어나기(취IOE) 위해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SW와 하드웨어(HW)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SW 기술력과 인재가 부족해 기존 벤더를 대체할 만한 성능의 SW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한국 SW다. 미국과의 경쟁 구도를 감안한 중국은 그나마 친근한(?) 한국의 SW를 수용했다. IOE가 차지했던 시장에서 토종 SW가 힘을 발휘할 수 있으니 우리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SW 성능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중국 진출이 가능했을까. 취IOE만을 위해 성능이 떨어지는 SW를 받아들일 만큼 중국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만큼 국산 SW경쟁력이 높은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초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SW산업진흥법 일부개정안’의 공공기관 SW 벤치마크테스트(BMT) 의무화도 이런 맥락에서 다뤄야 한다. 우리 공공기관이 SW 국산화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외산 SW 종속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토종 SW가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공공기관이 SW를 구매할 때 외산 브랜드보다 제품 성능과 품질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
권동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