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에서 국내 중소 장비 업체가 시장을 선점해온 일본·프랑스 업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선두자리를 꿰찼다.
국내 LED 관련 제조업체 대부분이 중국·대만발 대공습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식각 장비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기가레인은 LED 식각(Etcher) 장비 부문에서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시장 진출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 분야 강자였던 일본 삼코·프랑스 코리알(CORIAL)과 같은 글로벌 장비 업체를 제치고 거둔 결실이어서 더욱 의미 깊다는 평가다.
기가레인은 LED 식각 장비 250여대를 판매했다.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한 종류 장비로만 누적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작년에만 수주 기준으로 120여대를 판매했다. LED 신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국·대만 LED 칩 제조업체와 웨이퍼 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배병철 장비사업부 부사장은 “5년 전 세계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 하더라도 국내 장비 인식이 좋지 않았다”며 “이들을 설득하고 제품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금방 입소문이 퍼지면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현재 신규 고객은 물론이고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가레인은 지난 2009년 LED 식각장비 ‘맥시스300L(MAXIS300L)’을 개발, 이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이 장비는 LED 소자의 발광 효율을 향상시키는 PSS(Patterned Sapphire Substrate) 식각 공정에 사용된다. 균일한 식각과 우수한 성능 등으로 글로벌 LED 칩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패터닝 웨이퍼 업체들에도 ‘1순위’ 검토 장비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기가레인의 식각장비는 포토닉스 크리스털 식각 공정, 전극을 형성하는 질화갈륨(GaN) 식각 공정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사파이어 기판 6·8인치 대구경에 적합한 신제품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싱글웨이퍼 프로세스로 가동된다. 또 LED용뿐만 아니라 미세기계전자시스템(MEMS)과 실리콘 관통전극(TSV) 시장을 겨냥한 장비도 최근 개발 완료했다. 관련 등록 특허만도 50여개에 이른다.
배 부사장은 “최근 대만에서 우리 장비와 똑같은 형태의 이른바 ‘짝퉁’ 장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직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아 우리 측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질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특허 대응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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