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자동차를 만들까?..5가지 이유

자체OS 확보, 외부 협력 불필요,무공해차 혁신 등

애플이 자동차(전기차)사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는 TV와 달리 독자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독자 운영체제(OS)를 확보하고 있는 점, 태양광 전기에너지를 쓰는 전기차가 환경을 보호한다는 점 등이 꼽혔다. 고 스티브 잡스는 물론 조니 아이브와 애플임원들이 자동차마니아라는 점, 자체 디자인한 차를 외부회사에 맡겨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는 점 등도 포함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4일(현지시간) 애플이 왜 자동차(전기차) 산업 참여와 관련, 이같이 최소한 5가지 요인이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애플의 전기자동차산업 진출소식이 놀라운 것은 자동차 산업이 고마진 산업이 아닌데다 구매주기가 긴 제품이라는 점에서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사진>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견된 시험주행중인 애플의 비밀프로젝트 타이탄을 수행하는 밴자동차.
<사진>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견된 시험주행중인 애플의 비밀프로젝트 타이탄을 수행하는 밴자동차.

자동차산업은 2~5년마다 대체되는 고마진 컴퓨터산업과 다르다. 한번 구매하면 10년은 타게 된다. 게다가 자동차 산업은 잘 나가는 산업도 아니다. 애플이 모델로 삼고 있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 해 4분기에 1억800만달러(약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자동차사업을 하며, 무엇을 하려는 걸까?

■자체 OS 확보, 타사와 협력 불필요, 환경오염없어 새로운 혁신분야

지난 4일 애플의 베일속에 싸인 자동차가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주행하는 것이 목격된 후 드러난 바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거의 1년 전 극비 자동차프로젝트 `타이탄`사업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팀 쿡 애플 CEO의 발언을 살펴봐야 한다.

애플은 과거 스티브 잡스시절부터 비밀주의 회사로 알려지긴 했지만 이 회사 임원들은 대중 앞에서 말할 때엔 아주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사려깊다.

예를 들어 지난 201년 D컨퍼런스에서 팀 쿡은 구글글래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를 무시해 버렸지만 "나는 손목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목이 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나서 자신의 손목으로 제스처를 하며 "뭔가가 여기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그것을 차길 원하려는지 스스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 쿡은 자동차 산업에 대해 아무런 기억될 만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게 너무 먼 일인 것 같아서 아무도 그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 쿡, 지난 해 9월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게 있다"

사실, 팀 쿡이 애플카에 대해 가장 근접한 힌트를 제시한 것은 지난 해 9월이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우리가 하는 게 있다.여기에 대해서는 소문조차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쿡이 애플카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이 왜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한 힌트를 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TV산업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팀 쿡은 TV시장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내가 거실에 들어가 TV를 켤 때 나는 20~30년 전 과거로 되돌아 간 느낌을 받는다. 엄청난 관심분야다. 나는 그 이상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팀 쿡은 지난 해 9월에도 이런 느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TV는 지난 70년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바뀐 모든 것들을 생각해 보라...그리고 TV도 당신에게 시간을 되돌려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페이스는 끔찍하다. 엄청나다"라고 말했다.

팀 쿡의 `TV`관련 발언속의 TV를 자동차로 바꿔보면 어떨까?

그러면 "(자동차는) 70년대에 머물러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모든 변화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라...(자동차는)당신에게 시간을 되돌려 생각하게 만들고있다. 인터페이스는 끔찍하다. 엄청나다"정도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발언은 "내가 차고에 들어가 차시동을 걸 때 나는 내가 20~30년 전으로 되돌아 간 느낌을 받는다"로 바뀐다.

■환경오염없는 무공해 전기 자동차 혁신예고...태양광투자도 연관돼 있다

팀 쿡의 말 가운데 TV를 자동차로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어떻게 보면 훨씬 더 의미가 있다. 여전히 대다수 자동차들은 휘발유로 달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는 그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 애플같은 비전을 가진 회사에게 이는 공략해야 할 완벽한 혁신의 타깃이 된다.

지난 2012년 오바마 정부는 연비표준 높이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업계의 연비수준은 항상 이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자동차는 거대한 오염원이 되었다.

<사진>팀 쿡 애플CEO는 최근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8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기자동차용 에너지확보와 연계돼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팀 쿡 애플CEO는 최근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8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기자동차용 에너지확보와 연계돼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이런 가운데 팀 쿡은 그동안 계속해서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여 주었다.

그는 지난 주 골드만삭스 기술컨퍼런스에서 "우리 애플은 환경변화가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를 논의할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고 본다. 행동할 시간이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팀 쿡은 애플의 캘리포니아내 모든 사업을 가동할 전력용 태양광발전소에 8억5천만달러(9천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전기자동차는 오염을 줄여주게 된다.

일각에서는 전기자동차가 화석연료에서 생산된 전기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기차는 태양에너지로 가동될 것이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대체하기에 태양광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갖고 있지만 테슬라는 없는것...전기자동차용 OS

여기엔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측면의 기술과 디자인이 필요해진다.

오늘날의 자동차용 대시보드 인터페이스는 매우 복잡하다. 심지어 훌륭한 디자인 능력을 갖춘 실리콘밸리의 테슬라조차도 SW에 관한 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많은 자동차의 인테리어는 아무렇게나 설계 돼 있어 별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가짜 나무조각을 붙이기도 하고 실버라인을 사용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위에 구멍뚫린 플라스틱을 덧대기도 한다.

미키 드렉슬러 전 애플이사회 멤버는 "스티브 잡스가 살았다면 아이카(iCar)를 디자인했을 것이다. 나는 자동차들이 멋진 디자인을 할 엄청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잡스가 타계할 즈음에 이들은 테슬라의 첫 번째 전기자동차 로드스터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차에 대해 잡스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드렉슬러는 디자인에서는 별로였다고 봤다.

그러자 잡스는 직설적으로 "그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내부와 차량공학은 훌륭하다. 누구든 멋진 차를 설계할 수있다. 하지만 이를 가동할 플랫폼은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조니 아이브는 물론 애플임원들도 자동차 마니아

자동차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생전의 스티브 잡스만이 아니었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담당 수석부사장은 곧 공개될 페라리를 탄다. 큐는 하이엔드자동차 산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먼저 볼 기회를 가져왔다.

마케팅 담당인 필 실러 부사장도 차를 좋아한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의 소개란에 자동차가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라고 쓰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자동차사진이 걸려있는 트위터를 날리곤 했다.

조니 아이브 애플디자인 책임자는 벤틀리,랜드로버를 비롯해 엄청난 명차들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는 분명 애플의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자동차는 TV와 달리 다른 업체와 협력않고도 혼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애플임원들은 TV시장을 포함한 많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Tv를 만드는 것과 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애플이 TV시장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머,케이블TV업체의 협력을 필요로 했다. 이 시장은 욕지기날 정도로 얽히고 설킨 시장이다.

만일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자동차만 만들면 된다. 진입하기 위해서 협의해야 할 콘텐츠파트너가 있을 필요도 없다. 마치 시계나 아이패드,아이폰과 같다. 애플은 디자인을 컨트롤할 수 있다. 부품을 공급할 제조협력파트너는 고용하면 된다.

결국 누군가가 쿡에게 자동차 산업에 대해 물어봐야 할 것이고 그는 아마도 솔직한 답을 줄 것이다.

쿡이 답할 때까지는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참여하는 최선의 이유는 아마도 "전기차를 만듦으로써 세상을 바꿀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국제팀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