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 하락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저유가 상황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성장세는 크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처음 100GW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이 시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 대비 12% 이상 증가한 45~50GW에 달했다. 이외에도 풍력이 45GW, 지열·바이오매스 등이 10GW가량 각각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태양광 수요 전망치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52~58GW다. 중국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애플이 154㎿급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나서는 등 상황은 낙관적이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지난 2010년 50GW를 돌파한 지 4년 만에 100GW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체 발전용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08년 4%를 추월한 뒤 2010년 6%, 2013년 9%까지 상승했다. 누적 설치량도 2008년 195GW에서 2013년 540GW로 2008년 대비 2.8배 증가했다.
지난해 주요 신재생 발전설비 설치 지역은 중국, 미국, 일본, 독일로 이들 국가 수요가 전체의 60%를 상회했다. 특히 중국은 발전 포트폴리오에서 석탄 비중이 80%를 웃돌고 있어 이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수요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120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신기후변화체제 논의가 재개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유가 상황도 시장 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교토체제 불참으로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주춤해졌지만 최근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또 저유가로 일부 프로젝트 투자가 위축될 수 있으나 전체 설치량은 예상치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 2008년 이후 연 20%의 고성장을 했던 세계 신재생에너지산업은 2015년 이후 성숙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하회해 연 7%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 상황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로 인한 일부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면서 “개도국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 및 일본의 수요가 양호해 시장은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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