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방송광고로 홍보 방향을 전환했다. 지난해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쿠차’ ‘직방’과 ‘피키캐스트’가 대규모 옥외, 방송광고에 나섰다.
스타트업의 TV광고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타깃 마케팅을 해야 할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필요한 홍보 활동이자 대기업 위주 사회 분위기에서 나온 고육책이라는 해석이다.
나아가 그동안 ‘얼리어답터’ 위주로 이뤄졌던 모바일 앱 서비스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일반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이 ‘기술창업’보다 ‘서비스’ 위주인 것도 미디어의 홍보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모바일 앱 서비스 기반의 스타트업의 광고는 얼마 전까지 페이스북, 유튜브, 인터넷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TV광고비용은 제작비가 편당 1억~2억원대, 지상파 방송비용은 15초를 기준으로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1000만원대에 이른다. TV광고를 할 경우 최소 수억원대의 비용이 필요하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기발한 아이디어의 입소문 홍보방식을 진행하면서 방송광고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며 “경쟁사에서 방송광고를 시작하면서 다운로드와 영업 건수가 빠르게 추격해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기에 지명도가 올라가는 TV광고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전략이 바뀐 것이다. 실제 지난해 배달 앱 3사는 모두 스타를 활용한 방송광고를 제작했다.
오프라인 파트너가 늘면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스타트업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활동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부동산중개거래서비스인 ‘직방’ TV광고를 진행한 채널브리즈도 오프라인 사업자 설득을 위해 TV광고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채널브리즈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1억을 투자받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 비용을 광고비로 쓰겠다는 것은 철저한 전략 없이는 나올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들이 대부분 연세가 많아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세입자인 20~30대보다 낮았다”며 “오프라인 고객을 빠른 시간 내에 설득하는 데는 ‘TV에 나온 기업’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구글이나 애플의 앱 추천서비스를 고객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대기업에 비해 지명도가 낮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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