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배설물(대변)을 집안에 쌓아두고 이를 거름으로 활용해 식량을 만드는 개미가 발견됐다. 이 개미는 이를 통해 이 방법이 아니면 얻기 힘든 영양분을 얻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 생물학자들은 고동털 개미가 자신들의 둥지에 화장실을 만들고 이를 식량을 기르는 데 활용한다는 연구결과를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어언스원(Public Library of Science One)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개미의 배설물이 양식을 기르는 거름으로
개미는 통상 매우 깨끗하게 둥지를 관리하며, 위험하고 더러운 음식찌꺼기나 시체 등을 둥지 밖으로 내다 버리기에 고동털개미의 습성은 특이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동털개미가 둥지에 화장실을 만들어 배설물을 저장하고 버섯같은 식량을 기르는 거름 축적용 장소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레겐스부르크대의 토머 자케스케스박사는 "개미처럼 개체 밀도가 높은 곳에서 사는 생물에게는 위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동털 개미들이 이 화장실 거름을 식량을 기르는 정원으로 사용해 나온 결과물(영양분)은 다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개미의 화장실 지역에서는 버섯이 자라는 것 같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개미들을 제거했을 때 그 자리에는 일부 버섯이 자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동털 개미는 일개미들이 새끼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오는지 비켜 가는지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반응했다고도 전했다.
자케스케스박사는 "이 화장실은 항균 기능을 하면서 둥지 내에 병의 확산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는 "개미들이 이곳에 다른 개미들이 오지 못하도록 예민하게 조사하고 있었다. 이들은 개미산이나 항생물질을 분비함으로써 화장실에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다"고 말했다.
그는 "개체 밀도가 높은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개미들에게 위생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개미들은 일반적으로 둥지를 깨끗하게 관리하며 음식 찌꺼기나 시체와 같은 위험한 쓰레기를 밖에 내다버린다"며 "하지만 이들은 화장실을 자신들의 대변을 쌓는 곳으로, 식량 수확을 위한 거름으로, 그리고 방어를 위한 건축용 재료, 또는 지표(marking)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알아냈나?
과학자들은 석고로 된 4개의 직사각형으로 파진 공간으로 구성된 고동털개미집(둥지)을 만들어 개미를 방사한 후 파란색, 또는 붉은 색 염료가 든 당분을 개미에게 먹이로 주었다. 그리고 두달간 개미의 둥지의 한 곳, 많게는 4곳의 구석에 착색된 배설물들이 축적된 것을 염료색깔로 구별할 수 있었다.
개미는 배설물을 방어용 건축재료로 사용하며,음식을 기르는 거름으로, 또 지표로도 사용한다. 고동털 개미의 화장실은 화장실 외에 곡물재배용 정원, 그리고 가치있는 영양분저장소로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미들은 화장실내 미생물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막는다. 아마도 개미산이나 항생분비물을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회성 곤충들도 또한 자신들의 배설물을 모아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흰개미는 이를 건축용 재료로 활용하며, 절엽개미도 자신들의 대변을 이용해 자라는 균류들을 위한 거름으로 활용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