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여성 CEO…커피 마시는 남성 CEO

꽃집, 액세서리, 서점 경영 등 전통적 판매서비스에서 O2O, 핀테크까지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지는 스타트업 네트워킹 문화가 화제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세미나실로 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이 자리는 여성기업가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2월 모임이었다. 60여명 이상의 여성 CEO, 업계 전문가, 예비 창업자, 대학생,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여성기업가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2월 모임에서 온라인 마케팅 방식을 도입한 오프라인 서점 운영 사례를 발표 중인 김진아 북바이북 공동 대표
여성기업가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2월 모임에서 온라인 마케팅 방식을 도입한 오프라인 서점 운영 사례를 발표 중인 김진아 북바이북 공동 대표

여성기업가네트워크는 다음세대재단 대표를 지낸 문효은 이화여대 리더십센터 교수와 청소년에게 창업가정신을 교육하는 오이씨(OEC) 장영화 대표, 벤처자선 C프로그램의 엄윤미 대표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매달 셋째 주 화요일 저녁에 모인다. 작년 1월 첫 모임을 시작해 1년을 넘겼다.

이날 최윤진 펠루 대표는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역량 발휘의 기회가 줄어드는 여성 아나운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다음에서 사업제휴를 했던 김진아 북바이북 대표는 각종 온라인 마케팅 방법을 활용한 서점 현장의 이야기를 발랄하게 풀어냈다. 유일한 남성 발표자인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도 대학생 창업 경험을 전했다.

문효은 교수는 “IT 영역에서 여성 숫자가 적은 반면 디자인, 생활부문에는 여성 창업자가 많이 있다”며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라이프가 확산되면서 기존 전통산업에도 인터넷 서비스가 접목돼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날에는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의 중국 심천의 IT 현장 방문기가 진행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테헤란로 커피클럽(아침에 하는 스타트업모임)’이다. 매달 두 번 수요일 아침에 열리는 네트워킹 모임은 사전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모은다.

강연보다 더 뜨거운 것은 발표 이후에 이뤄진 네트워킹 시간이다. 참가자 100여명에게 마이크가 차례대로 넘어가며 하는 일과 관심사항을 짧게 소개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임정욱 센터장은 “미국에서 이 같은 커피클럽으로 창업생태계가 만들어진 성공사례가 있어 벤치마킹했다”며 “청중으로 왔던 분이 발표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네트워킹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