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전기와 물만 나오는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다른 발전 방식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배출되는 열까지 활용하면 발전 효율은 95% 이상이죠. SOFC 상용화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김건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SOFC 분야에서 주목받는 과학자다.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등 인류에게 닥친 여러 위기를 해결하고자 많은 과학자들이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중 SOFC는 산화지르코늄, 세리아 등 고체 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수소를 연료로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유독물질이 나오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문제는 800℃ 이상의 고온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제조 및 운영 비용이 높고 내구성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김건태 교수는 재료 개발에 초점을 맞춰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물질을 이용, SOFC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9월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저온에서도 출력 밀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전극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시험 결과, 이 소재는 550℃에서 전압과 전류가 150시간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0℃에서는 최고 수준의 출력을 나타냈고 관련 학계는 저온에서 SOFC의 성능을 높이고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상용화 기술이라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는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전기 전도도와 산소 이온의 이동속도도 뛰어나다. 탄화수소 연료의 산화 반응에서 촉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물질을 활용하면 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제작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천연가스, 또는 LPG 같은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상용화하면 집집마다 설치된 가스관에 연료전지를 붙여 전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수소는 휘발유보다 2.75배나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지만 얻는 과정이 까다롭고 저장이 어렵다”며 “새로 개발한 이 전극 소재는 수소 에너지원의 약점을 해결해 셰일가스는 물론이고 천연가스, 부탄가스 등의 탄화수소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다양한 전극 소재를 개발해 국내외 연료전지 실용화와 산업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