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ED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내 전문업체를 인수, 기존 LCD 기반 영향력을 LED로 전이해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지난 10개월 간 인수한 해외 기업은 8개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4일 미국 LED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업체 ‘예스코(YESCO)’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이 회사는 1988년 설립된 LED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로 제조, 연구개발(R&D), 서비스 전반에서 높은 역량을 갖고 있다. 실내외를 통틀어 LED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 여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 영국 런던 피커딜리서커스 등 세계 유명 전광판을 공급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LED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ED는 LCD와 비교해 베젤(테두리)이 필요 없고 화질이 좋아 자연스러운 영상을 구현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3배 이상 비싸 삼성전자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사업화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예스코에 관심을 갖고 인수를 추진했지만 LED 디스플레이의 높은 가격 때문에 LCD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다”며 “최근 LED 디스플레이 가격이 LCD에 근접한 수준으로 많이 내려 인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김석기 VD사업부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팀장(전무)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니지 사업에서 확고한 1등을 차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LCD와 LED 전 제품군을 갖춰 모니터와 함께 상업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 1월에는 픽셀 간 거리를 1.4㎜로 줄인 ‘스마트 LED 사이니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예스코 R&D 인력과 제조시설을 그대로 승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옥내용은 삼성전자가 종전대로 국내에서 자체 제작하고 옥외용은 예스코의 미국 생산시설에서 만들어 전문성 있는 분야에 집중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예스코 인수로 10개월 동안 8개 회사를 인수했다. 올해만 따져도 프린팅 솔루션 업체 ‘심프레스’, 모바일 결제 시스템 업체 ‘루프페이’에 이은 것으로 B2B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올해 경영방침의 연장선상이다.
인수·합병(M&A)의 성과도 가시적이다. 지난해 8월 인수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홈과 연동된 제품을 올해 초 내놓았고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특허를 적용한 ‘삼성페이’로 오는 6월께 소비자들을 만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