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를 동시에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3A’호가 3월 말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드네프르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질 예정이다.
아리랑 3A호는 2012년 발사돼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3호의 성능을 한층 향상시킨 1톤급 저궤도 지구관측위성이다. 광학카메라를 갖추고 있어 눈에 보이는 영상을 얻을 수 있고, 아리랑 2·3호와는 달리 적외선 카메라가 추가돼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관측이 가능하다. 해상도 0.7m급인 아리랑 3호보다 뛰어난 0.55m 해상도의 전자광학카메라를 탑재해 산불을 탐지하고, 홍수피해 및 여름철 ‘열섬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정밀한 지구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열추적으로 지상에서 시동을 거는 차량이나 항공기 이착륙 등도 탐지할 수 있어 국가 안전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아리랑 3A호는 공공위성으로는 처음으로 민간기업인 AP우주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본체 개발을 주도한 뜻깊은 위성이다. 위성 본체 시스템은 AP우주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위성 부분품은 대한항공, 한화, 두원중공업,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해 2013년 개발을 완료했다.
아리랑 3A호 발사로 국내 공공위성으로는 처음으로 정부가 축적한 위성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함으로써 우주기술을 산업화하고, 위성산업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우주기술은 무중력, 극저온 환경에서 적용되는 극한기술로 타 산업 발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새로운 분야의 기술 발전을 이끌며, 융·복합기술로서 타 분야 기술과 접목돼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이 가능하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매출액 증가율은 정체되고 영업이익률은 감소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40여년간 조선, 건설, 중화학플랜트 등 대형산업과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 등 대량생산 산업으로 단기 고성장을 이룩했으나 거대한 내수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현 산업구조의 돌파구가 절실하다. 그동안 거의 해외에서 수입하던 기술집약적 다품종 소량생산 산업 육성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우주산업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소량다품종 기술집약 산업으로 우주산업 육성은 타 분야에 결정적인 방향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우주개발에 참여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어 수출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산업분야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다. 우주산업에서 요구하는 IT와 부품소재산업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체가 초창기 어려움만 잘 극복한다면 각 산업분야에서 그간 이룩한 성과를 활용할 수 있어 우주산업은 전도유망한 산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산업은 개발기간이 비교적 길며 고비용일 뿐 아니라 기술력이 결집된 정밀부품을 소량 생산해 제한된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시장 특성이 있다. 초기부터 산업체가 적극 투자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주기술을 산업화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초창기 일정 기간 동안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우주산업의 토대를 공고히 해야 한다. 우주산업활성화를 위한 관련제도 개선을 위해 우주기술 전문기업 지정제를 도입해 선도 우주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별 전문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
또 아직 초기단계인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정부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일본, 프랑스의 10분의 1 수준인 국가우주개발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국내산업체가 역점적으로 추진할 핵심부품기술개발사업 예산 확대는 절실한 과제다.
국내 산업체가 주도해 개발한 아리랑3A호 발사가 계기가 돼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크게 육성하고,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세계 속의 우주강국으로 우뚝 솟는 영광된 그날을 기다려본다.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AP우주항공 회장) jsryoo@ap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