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현장에 자동화 로봇시스템 도입 확산

부산 지역 중소 부품·소재기업와 열처리 등 뿌리산업체에 자동화 로봇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

몇몇 업체가 선도적으로 생산 공정 전체 또는 라인 일부분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품질 개선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 등 생산성 향상 효과까지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품질과 생산성 향상은 대기업 등 원청기업의 주문 확대로 이어져 해당 중소기업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동양메탈(대표 하수진)은 지난해 단조 부품 생산라인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했다. 인건비는 계속 늘어났지만 매출은 정체 상태였던 기업 운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보기 위해서다. 도입 결과 생산성이 두 배 이상 높아졌고, 품질 향상으로 주문량까지 크게 늘어 매출은 20억원 이상 상승했다.

대성종합열처리(대표 박종규)는 열처리 공정 개선에 집중해 10여개의 신공정 기술을 현장에 접목, 큰 성과를 거둔 케이스다. 부품 열처리의 사각지대를 없애 신공정으로 품질은 향상됐고, 부품 제조사의 신뢰도 상승과 주문량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열처리 물량은 월 1000만개를 넘어섰다. 매출도 2011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배가량 늘어난 50억여원을 올렸다.

생산 공정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다 아예 산업용 로봇기업으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인우테크(이일영)는 샌드페이퍼, 브러시 등 연마용 소모성 자재 전문 생산기업이었다. 자재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자동화 공정 기술을 개발하다 지난 2013년 연마용 로봇시스템을 개발선보였다. 현재 이 업체는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사에 자사 연마로봇을 납품하고, 향후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부산벤처기업협회와 부산부품소재협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부산 지역에서 소재부품 생산 현장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은 20여곳에 이른다. 초기 투자비 부담,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도입을 꺼렸던 업체까지 자동화도입 상담과 컨설팅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수진 부산부품소재협의회장은 “수작업 중심의 익숙한 생산 과정을 고집해 온 중소 제조사 사장이 서서히 자동화 로봇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열악한 지역 제조업 고도화는 물론이고 지역 로봇산업 활성화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초기 도입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역 제조업계의 로봇시스템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메카트로닉스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신평·장림, 사상 등 부산 지역 노후 산단에 제조혁신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스마트형 공장 구현과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