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기(ATM) 도입이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의 자회사로 시카고에 본사가 있는 BMO 해리스 은행은 16일(현지시각) 직불카드 등 카드를 투입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을 출금할 수 있는 750대의 ATM을 도입했다. 이 ATM에서 스마트폰으로 돈을 찾으려면 모바일 뱅킹 앱을 설치하고 나서 이 앱에 찾을 금액을 입력해야 한다. 이어 ATM에 있는 메뉴 중 ‘모바일-캐시’를 누르고, 스마트폰에 나타난 QR 코드를 인식시키면 ATM에서 돈이 나온다.
이 시스템은 카드를 이용해 ATM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카드 사기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무카드 ATM을 이용하면 카드를 ATM에 인식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카드 정보의 불법 복제 등이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에도 은행 관련 정보가 저장되지 않으며,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둑맞으면 원격으로 앱을 삭제해 거래를 막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 ATM 간 주고받는 정보도 암호화돼 있으며 거래 종료 이후에는 메타 데이터가 사라지기 때문에 정보 유출 가능성도 작다.
돈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
카드 삽입 방식 ATM의 거래에는 평균 45초가 걸리지만 무카드 ATM을 이용하면 15초로 줄어든다.
앞서 시카고 지역과 위스콘신 주 남부에서 금융업을 하는 ‘윈트러스트 파이낸셜’은 작년 8월부터 175개 ATM 전부를 카드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티 내셔널’은 작년 6월 카드 없는 ATM 테스트를 완료했다.
김주연 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