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차폐 기능을 가진 페라이트 시트(Ferrite Sheet)가 전자분야 핵심 소재로 부상했다. 최근 주목받는 스마트폰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무선충전 등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면서 일찌감치 국산화에 성공한 관련 업체 약진이 기대된다.
과거 일본 마루와 등이 사실상 독점하던 국내 페라이트 시트 시장은 현재 국내 업체 중심으로 재편됐다. 아모텍, EMW, SKC, 이수화학과 일본 토다그룹 합작사 토다이수 등이다.
페라이트 시트는 얇은 박형 세라믹 소재다. 집적회로에서 발생하는 와전류(Eddy current) 등 전자파 장애가 다른 부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NFC안테나용 원소재로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MST와 무선충전을 위한 필수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는 페라이트 시트에 회로 형성을 위한 연성회로기판(FPCB)을 적층하고 NFC 안테나와 무선충전용 코일 등을 올리는 NFC·무선충전 콤보 모듈이 들어갔다. 각 기능별 공진주파수가 다르지만 이를 한 장의 페라이트 시트로 커버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기와 아모텍 등이 초도물량 생산을 위한 1차 공급사로 알려졌다.
국내 부품업계는 2010년 자체 페라이트 시트 생산 기술을 개발하며 일본 업체가 주를 이루던 국내 시장 탈환을 시작했다. 아모텍이 처음으로 페라이트 시트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EMW와 SKC 등도 잇달아 독자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에 소재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점차 점유율을 넓혔다.
페라이트 시트 등 NFC 안테나용 전파흡수체 국내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NFC 채택 스마트폰 모델이 늘어나고 MST, 무선충전 등 적용 분야가 추가돼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전망된다. LG이노텍 등도 페라이트 시트 자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희 세라믹기술원 박사는 “페라이트 시트는 와전류 등을 막아주는 핵심 기능성 소재로 점점 더 얇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장부품과 각종 정보기술(IT) 융합 가전제품 등 활용 분야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