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쇼핑이 가능해졌다. 세계 12억명이 사용하는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모바일 결제 및 송금 시장에 가세함에 따라 핀테크 패권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17일(현지시각) 메신저 대화창에서 바로 돈을 부치고 받을 수 있는 송금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수개월 내 페이스북 메신저에 적용될 계획이다. 미국 사용자 대상으로 먼저 시작한다. 개인 간 송금 이외에도 물건 값을 지불하거나 신용카드 결제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새 송금 기능은 미국 내 은행에서 발급된 직불카드만 있으면 사용 가능하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직불카드 번호를 등록하고 송금을 원하는 친구와 대화를 시작하면 된다. 대화창에 있는 달러($) 아이콘을 누르고 송금을 원하는 액수를 입력하면 상대방에게 돈이 전달된다. 계좌이체는 즉시 이뤄지며 돈을 받은 사람은 사용하는 은행에 따라 빠르면 하루 늦어도 3일 내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
서비스는 스마트폰부터 데스크톱 PC까지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기기에 적용된다. 직불카드는 처음 한 번만 등록하면 이후에도 별도 입력 없이 사용한다.
페이스북은 “결제 시스템은 페이스북 네트워크와 분리 운영되며 추가로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사기방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수상한 구매활동을 모니터할 것”이라고 서비스 보안성에 대해 설명했다.
회사는 서비스 초기에는 송금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수수료 부과 여지도 남겨뒀다.
페이스북 참여로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경쟁이 주목된다.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은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와 함께 ‘스냅캐시’라는 송금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행 중이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직불카드를 등록하고 채팅창에서 상대방에게 바로 송금할 수 있다.
벤모도 미국 시장 영향력이 크다. 지난 2013년 9월 페이팔에 인수된 이 서비스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구동되며 직불카드뿐 아니라 신용카드 또는 은행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 전화번호나 이메일주소를 이용해 간단히 돈을 주고받는다. 2013년 1월 서비스 개시 이후 미국에서는 친구들과 돈을 나눠낼 때 ‘벤모해(Venmo me)’라는 말이 쓰일 정도로 급성장했다. 회사는 영국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 중이다.
국내 서비스와의 직접 경쟁도 예고된다. 이미 페이스북이 국내 시장에서 싸이월드 등을 넘어 국민 SNS로 자리 잡은 만큼 시장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나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주요 모바일 송금 서비스
(자료: 각사 홈페이지 취합)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