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시작되는 중고폰 후보상제가 통신시장 새 뇌관으로 부상했다. 통신 3사가 징계를 받은 중고폰 선보상제처럼 소비자 차별 등 유사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폰 값을 얼마로 할 것인지를 놓고 이통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잇따를 전망이다.
23일 통신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24일 중고폰 후보상제 첫 보상이 시작된다. KT가 지난해 4월 24일 도입한 중고폰 후보상제 ‘스펀지 플랜’이 만 1년째를 맞기 때문이다.
스펀지 플랜은 휴대폰을 구입하고 1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적용된다. 누적 기본료 70만원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쓰던 휴대폰을 반납하면 기기변경 시 남은 단말할부금을 면제받는다.
휴대폰 가격은 점점 오르는 반면에 보조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입소문을 탔다. KT 스펀지 플랜은 출시 1주년을 앞둔 현재 약 90만명 가입자를 모았다. 4월 말부터 매달 7만~8만명 가입자가 보상을 받는다.
스펀지 플랜 첫 보상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단말기 반납기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사전에 고지한 조건을 충족한 단말기가 반납 수용 대상이다. 12개월 사용, 누적기본료 70만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 가운데 △통화 가능 △액정 파손 없음 △배터리·커버·펜 등 부속품 정상 등의 조건을 충족한 단말기 반납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12개월 시점에는 긁힘이 어느 정도 있더라도 대체로 단말기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T가 중고폰 상태에 관계없이 동일한 조건으로 반납을 수용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중고폰 상태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중고폰 선보상제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자리에서도 이 점이 논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후보상제는 반납된 중고폰을 중고시장에 팔아 남은 할부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라며 “훼손이 심한 중고폰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낮아 통신사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시간차를 두고 중고폰 후보상제를 시작했다. 올해 순차적으로 보상시점이 도래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클럽T’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U클럽’을 출시했다. 클럽T 가입자는 120만명, U클럽 가입자는 2만명 수준이다.
방통위는 중고폰 후보상제가 실제 보상과정에서 이통사와 소비자 사이에 중고단말기 상태평가, 중고가격 산정 등의 문제를 놓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제 보상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