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테크노밸리]<상>창조경제 1번지

제2 판교테크노밸리 조성계획이 발표되자 수도권에 입지를 물색하던 기업의 시선이 판교로 쏠리고 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 ‘판교’가 커지고 있다.

오는 30일 판교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연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지금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창조경제 1번지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현재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조망한다.

[판교테크노밸리]<상>창조경제 1번지

◇870개사 6만여명이 일한다

2014년 말 기준 870여개 기업이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했다. 일하는 인력도 약 6만명에 달한다. 입주기업 매출 총합은 60조원 규모다. 대한민국 ICT 산업 메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각각 19.3%와 51.8%에 달한다. 대부분 본사(75.4%)와 부설연구소(14.3%)를 갖춘 기업이다. 이는 판교테크노밸리 R&D 역량으로 직결된다.

업종별로는 IT기업이 절반이 넘는 52.2%에 달한다. BT기업은 11.8%, CT기업은 9.6%를 차지했다. 게임 분야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NHN과 네오위즈, 웹젠,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굴지 기업 대부분이 입주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중공업 및 SK C&C, SK케미칼, SK텔레시스, LIG넥스윈, 포스코ICT 등 그룹 계열사도 적지 않다.

조성 사업이 100% 완료되는 연말 쯤 입주기업이 1000여개를 넘어선다. 상주인력 수도 7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웬만한 소도시 수준이다.

판교밸리에도 문제가 있다. 조성 면적이 너무 협소하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고는 하지만 실제 면적은 실리콘밸리 0.3% 수준에 불과하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은 많지만 실제 입주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적이다. 경기도가 심의위에서 입주기업을 심사해 선정하고, 제2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첨단기업이 판교에 몰리는 이유

판교테크노밸리는 성공적으로 조성된 첨단산업 클러스터다. 총 66만1925㎡(약 20만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에는 게임과 콘텐츠를 포함한 콘텐츠기술(CT)을 비롯해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분야 대표기업이 모여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진흥센터와 한국전자부품연구원 SoC센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도 다수 입주했다.

기업이 판교를 선호하는 이유는 입지조건이다. 서울과 분당, 수원을 출퇴근권으로 두고 있어 유능한 인재 공급이 쉽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배후로 두고 있어, 거래처 확보 및 관리가 용이하다. 해당 기업들이 동종업종 혹은 이종업종 간 모여 있어,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거나 동질의 문화공감을 형성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혁신도시 성공에 가장 기본이 되는 도시의 역동성 측면에서 판교는 대단히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셈이다.

판교테크노밸리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건물이 하나 둘 들어설 무렵인 2011년 총 7건에 그쳤던 방문건수가 2013년에는 51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47건에 달했다. 2012년부터는 중국·태국·콜롬비아·대만·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판교를 찾기 시작했다. 2013년 이후에는 미국·벨기에·스위스 등지로 판교에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 넓어졌다. 올해도 연초 일본 기자단과 핀란드 시정부 경제사절단이 둘러보고 돌아간데 이어 태국 기자단과 에티오피아 과기부 장관, 미국 MBA 스쿨 관계자 등이 판교를 배우고자 찾아왔다.

◇창조경제 1번지로 급부상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 경기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과 문화창조허브 등 다수 창조경제 관련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관이 지원하거나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 또는 게임·콘텐츠 기업이 적지 않다. 어림잡아도 100개를 넘는다.

정부도 판교테크노밸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부가 SW융합클러스터를 개소한 데 이어 산업부와 미래부가 주최하는 IT행사가 이곳에서 속속 열리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정부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도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에 문을 연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KT가 참여, 창조산업 육성에 나선다. KT는 그 첫 행보로 24일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해 유럽과 아프리카 등 30여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렌지팹 아시아 인 서울’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영상융·복합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국내외에서 선발한 15개 기업이 참가,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