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자체 개발인력 확보 비상

소프트웨어(SW)사업 하도급을 제한하는 SW산업진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업계에 자체 개발인력 확보 비상이 걸렸다. 내년 초부터 자체 인력이 아닌 외주인력을 활용한 사업 수주가 사실상 금지되기 때문이다. 하도급 방식으로 SW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신생 SW기업 입지가 좁아질 수 있어 보완 목소리도 제기된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외쪽에서 6번째)이 SW발주 담당자 지원방안 조찬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외쪽에서 6번째)이 SW발주 담당자 지원방안 조찬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SW기업을 중심으로 하도급을 금지한 SW진흥법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다. 지난 연말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하면서 하도급 제한과 위반 시 제재조항이 신설됐다. 시행은 내년 초다. 개정안은 SW사업자가 수주금액 50% 이상을 초과하는 하도급을 금지했다. 재하도급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위반한 사업자는 국가기관으로부터 부정당업자제재조치를 당한다.

미래부는 “과도한 다단계 하도급 거래로 SW사업 품질 저하, SW기술자 처우 악화, 비정규직 양산 등 문제가 발생해 왔다”며 “SW사업 전부 하도급 금지, 다단계 하도급 제한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갑을병정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을 막기 위해 SW산업진흥법을 개정했지만 중소 SW업체에는 개정안 시행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사업수행 인력을 자체 확보하지 못한 개발사가 문제다. 업체는 법 시행 이전에 필요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SW업계 관계자는 “SW업체 80% 정도는 서버 기반 개발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며 “다양한 업체에 용역을 주고 협력·개발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자체 인력을 확보·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인력 충원 후 일감이 끊기면 늘어나게 될 회사 경영부담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SW산업협회에 등록한 중소SW업체 수는 1만1967개다. 이 가운데 종사자 50인 미만 소기업은 1만923개 업체다. 상당수 업체가 전체 사업을 책임질 인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른 관계자는 “신생기업이나 영세기업은 대부분 재하도급을 받아 사업을 꾸려간다”며 “재하도급 원천 금지는 사실상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하도급 제한 위반 제재효과가 개발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기존처럼 하도급, 프리랜서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면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를 받는다.

정부는 개정안이 건전한 SW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부는 “개정안 시행으로 소위 인력공급업체를 시장에서 퇴출하고 개발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개발사업 50%만 자체인력으로 개발하고 소규모 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은 유예기간 동안 수·발주자, SW종사자 등 관계자와 사전협의해 SW산업진흥법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예외조항에 명시된 ‘신기술’과 ‘전문기술’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재하도급 원천금지 조항에 대한 유연성도 고려한다.

한 전문가는 “발주자가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기업에 한해 제재조치를 하는 등 제재조치 운영에 신중을 기하자”고 제안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