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내달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 분리를 앞두고 각 사업부 수장으로 한갑수 부사장과 이동훈 부사장을 내정했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된다.
31일 삼성과 복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부장으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출신 한갑수 부사장을, OLED 사업부장으로 전략마케팅실장 이동훈 부사장을 각각 선임해 두 사업부 체제로 운영한다. 조직 개편은 지난해 그룹 경영진단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말 사업부제를 폐지하고 조직을 일원화했다. 그동안 LCD와 OLED 사업 영업·마케팅은 전략마케팅실이 전담해 왔다. 하지만 LCD와 OLED 고객 기반이 전혀 다르고 융합 조직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내달 사업부를 분리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영업·마케팅 등을 포함한 대규모 임직원 인사도 단행한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전략마케팅 산하 영업팀을 양 사업부로 이관해 사업부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향후 사업체제를 물리적으로 양분하는 전초작업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인원 감축도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인사에서 애플 제품 개발과 영업만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도 신설한다. 애플 공급 품목이 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는 사업부장 인사를 놓고 의외 인물로 선발됐다는 평이다. LCD사업부장에 선임된 한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됐고 OLED사업부장으로 발탁된 이 부사장은 삼성SDI 브라운관 마케팅팀장,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한 영업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 사업부 수장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 임원들이 임명됐다.
조직 개편과 함께 대규모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합병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 개편에서 3000명 이상 인력을 줄인다”며 “특정 사업부가 아닌 전사 차원에서 인력 감원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4월 1일 공식 인사가 있을 예정이지만 구체적 내용은 더 이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