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라디오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밀크’의 부분 유료화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음악신탁단체와 재계약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1분기 중 부분 유료화를 공식 발표했지만 이미 3월을 넘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유료화 계획이 당초보다 늦춰져 서비스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간 밀크뮤직 서비스 대행업체인 소리바다를 통해 유료화에 맞춘 기술 개발을 준비해 왔다. 과금체계와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이 관계자는 “부분 유료화에 따른 새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은 5000원으로 정했고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는 무료를 유지한다는 정책을 확정해 지금이라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비스 시기는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지난 1일로 잡았지만 다시 늦추는 것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유료화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음악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밀크뮤직은 유료서비스를 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음저협으로부터 지난해 10월 계약을 해지 당했다. 이후 양측 접촉이 있었지만 이후 재계약 결실은 맺지 못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유료 서비스 모델을 시작하려면 음저협과 음악사용 승인 계약을 해야 한다”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무단 음악 사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유료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고 사후 계약을 하는 방안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계와 더 이상 등을 돌려 얻을 게 없다는 것도 선택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은 지난해 무료 서비스로 음악계와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밀크뮤직 공식 페이스북에 유료 서비스 조롱하는 광고 글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 조직개편으로 밀크뮤직 전담부서가 사라진 것도 사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 이후 밀크뮤직을 전담했던 부서가 뿔뿔이 흩어져 음악을 총괄하는 담당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이 야심차게 밀크뮤직 서비스를 준비한 만큼 향후 서비스 시장 경험과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서도 밀크뮤직 서비스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음악계 관계자는 “밀크뮤직은 이미 3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대중적인 음악서비스”라며 “음저협도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양측 조정으로 정상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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