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에 `참여번역` 도입…단번에 글로벌화

네이버가 웹툰을 현지인이 자발적으로 번역하는 방식으로 세계 각국에 서비스한다. 이른바 ‘참여번역’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세계 각국 현지인이 우리 웹툰을 현지 언어로 바꾸는 데 참여한다.

네이버 웹툰에 `참여번역` 도입…단번에 글로벌화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는 세계 시장에 우리 웹툰이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웹툰 사이트와 앱에 ‘참여번역’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웹툰의 참여번역은 자체 앱과 인터넷 사이트 ‘웹툰’에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폐쇄형 시범 서비스(CBT)로 운영했다. 지난 2월 4일 CIC 출범과 동시에 모두에게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 25개 언어로 번역됐다. 두달여간 번역된 양은 6000개 회차(에피소드)와 55만 문장이다. 일례로 손제호·이광수 작가의 웹툰 ‘노블레스’가 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되고 시우작가의 ‘신의 탑’이 아랍어로 번역됐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번역에 많이 참여한 사람에게 순위를 집계해 보상도 한다.

참여번역은 해외 웹툰 애호가가 영어로 된 한국 웹툰을 자국어로 번역을 하면서 친구나 동료에게 웹툰을 자연스럽게 입으로 전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모든 작품이 참여번역 대상은 아니다. 저작권을 보유한 작가가 번역을 허용한 작품에 한해 번역이 이뤄진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우리 웹툰이 낯선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번역된 복제물이 인터넷에 퍼질 만큼 관심이 높다”며 “참여 번역을 운영하면서 웹툰 세계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국내에서 시작한 도전 만화 서비스를 미국과 중국 등에서 추진한다. 김준구 대표가 직접 미국과 영국, 중국 등을 돌아다니며 유명 작가 섭외에 나섰다. 출범 후 두달간 20여일을 마케팅과 작가 섭외를 위해 해외에서 보낼 만큼 열정적이다.

웹툰&웹소설 CIC는 지난 2월 네이버의 단위 조직인 셀에서 독립된 경영구조를 갖춘 기업 내 기업으로 출발했다. 모바일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새로 출범한 조직이다. 김준구 대표는 10여년간 웹툰을 이끌어온 공을 인정받아 대표에 선임됐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네이버’나 ‘웹툰’을 누구나 알지만 해외에서는 모두 생소하다”며 “도전만화가 세계인이 웹툰을 익숙한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데 일익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웹툰&웹소설 셀의 CIC 독립은 빠른 대응이 필요한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독립된 경영구조를 갖춘 기업 내 회사로 출범하면서 해외 마케팅과 서비스 개편에서 의사결정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소비가 모바일로 이뤄지면서 빠른 의사 결정은 서비스 운영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웹툰이 빠르게 글로벌 모바일 세상에서 자리잡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