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 신규 분야에서 오픈소스 업체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자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오픈소스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는 개발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독자 프로그램 코드를 짜고 초기 사용자 기반을 구축한다. 이후 고객에게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되 지원 서비스와 추가 기능을 판매해 실적을 올린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레드햇을 제외하고는 빛을 보지 못했다.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소스 사업과 동시에 자사 서비스까지 기업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트 기술이 시장환경을 바꿨다.
레드햇은 ‘레드햇 리눅스’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만 17억9000만달러(약1조9454억원)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48분기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시가총액은 140억달러(약15조2152억원)에 달한다.
마이크 볼피 인덱스벤처스 파트너는 “지금까지 오픈소스 업체들은 현존하는 프로그램의 무료 버전을 만드는 데만 주력해왔다”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분석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분석은 전통적인 상업용 코드 시장과는 발전 양상이 다르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 이 요인이 개발자들을 유혹, 업계의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야후에서 내놓은 하둡(Hadoop)이 대표적이다. 하둡은 대형 인터넷 업체가 자사 컴퓨팅 시스템에 분산된 수많은 정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나 오픈소스 업체의 활약으로 현재 산업계 전반으로 확장돼 쓰인다. 빅데이터 분야의 기초 기술로 자리 잡았다.
클라우데라(Cloudera)는 하둡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전문으로 하고 ‘클라우데라 하둡 배포판(CDH)’ 등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업체는 올초 연 매출액 1억달러(약1089억원)를 돌파했다. 연매출 1억달러를 넘어선 오픈소스 업체는 레드햇 이후 두 번째다. 최근 기업 가치는 40억달러(4조35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서도 오픈소스 업체의 활약이 눈부시다. 몽고DB(MongoDB)는 일명 ‘ NoSQL(Not only SQL)’ 데이터베이스(DB) 업체로, 올해 초 투자 라운드에서 20억달러(2조1782억원)라는 몸값을 자랑했다.
켈리 스티어먼 몽고DB 사업전략 총책임자는 “우리 서비스를 실제 서버 등 총 소모비용인 10만달러(1억895만원)에 제공했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했기 때문에 유료 고객은 2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업계에 새로 등장한 시장인 만큼 기존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부가 기능들로 수익을 낸다. 오픈소스 업체 도커(Docker)의 벤 골럽 최고경영자(CEO)는 “업체들이 상업용 툴, 서비스를 제품과 결합해 서비스 중”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IT시스템 제어·감시다. 몽고DB는 사용자들이 DB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서버 8개까지는 무료로 쓸 수 있게 했다. 서버를 추가하려면 50달러(5만4000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독자 서버를 제공,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대신 운영해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커는 독자 IT 전담 부서를 둘 수 없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유료 서버 호스팅 사업을 전개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