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7년내 중소벤처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자금을 현물 투자가 아닌 인건비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중소기업이 연구원을 출연연구소 등에 파견 시에도 인건비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정부 R&D 과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펼친다고 7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위해 일부 사업비 요령을 신설했다. 산기평은 산업부 R&D자금 상당수를 집행한다.
설립 초기기업이 안정적 성장을 위해 R&D 과제 수행자금을 기존 인력 인건비로 충당할 수 있다. 사업 개시일로부터 7년이 지나지 않은 중소기업만 대상이다. 기존에는 설비 등 현물 투자에만 활용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초기기업은 정부 R&D 과제 수행시 인건비 부담을 놓고 불만이 많았다. 산기평이 R&D 과제 자금을 기존 인력 인건비로 충당할 수 있게 한 것은 처음이다. 이기섭 산기평 원장은 “창의적 아이디어 보유 기업 발굴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도 중요하다”며 “부실위험이 있더라도 업력이 짧은 기업에 R&D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소속 연구원을 R&D 과제 수행차 비영리기관 파견 시에도 현물이 아닌 현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영리기관은 출연연, 전문연구원, 대학 부설 연구소다.
R&D 과제 수행을 위한 신규 채용 연구원 조건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전문대 졸업자 이상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학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대상이 된다. 일자리 창출 지원 일환으로 2011년 신설한 신규채용 연구원 인건비 현금지원 대상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늘렸다.
또 정부 R&D 과제로 창출된 지식재산권(IP)을 1년6개월 경과 후에는 모든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실시권을 부여한다. 그동안은 과제 참여 기업에만 독점권을 부여해왔다.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기술실시를 요청하면 심사를 거쳐 실시권을 부여한다. 중소기업은 기술요율 이내에서 로열티를 내면 된다.
이번 조치는 중소벤처기업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장세찬 산기평 평가관리단장은 “중소기업 R&D과제 수행 고충을 파악해보니 인건비 확보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이 많았다”며 “중소기업 인건비 부담을 덜고 신규 R&D 인력창출 지원 목적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산기평은 최근 수년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고 있다. 과제수 기준으로 대기업은 2012년 255곳에서 지난해 136곳으로 줄었다. 반면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2012년 각각 79곳과 781곳에서 지난해는 134곳과 992곳으로 늘었다. 대학과 연구소도 2012년 220곳과 380곳에서 지난해는 174곳과 235곳으로 감소했다. 사업비 기준으로는 중소기업이 2012년 5007억원에서 지난해는 6171억원으로 증가했다. 중견기업도 이 기간 667억원에서 1072억원으로 많이 늘었다. 반면 대기업은 2012년 2496억원에서 지난해는 1593억원으로 감소했다.
산기평은 2012년부터 과제수행 주관기관을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2년 중소·중견기업 주관 과제비중이 33%에서 지난해는 95%로 늘었다. 산기평은 올해도 이런 추세를 강화한다. 산기평의 올해 R&D 과제 예산은 1조5027억원으로 지난해 1조3057억원보다 2000억원 가량 늘었다.
<【표】정부 R&D 과제 중소·중견기업 지원 내용 ※자료:산기평>
<【표】산기평 R&D 과제 유형별 지원 추이 (단위:개) ※자료:산기평>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