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미싱 문자에 가장 많이 등장한 업체는 ‘로젠택배’로 드러났다.
전자신문과 스팸전화검색 서비스 기업 ‘뭐야이번호’가 공동으로 지난 3월 30일부터 1주일간 스미싱 문자 신고 내역을 조사한 결과 로젠택배를 사칭한 문자가 100건 이상으로 최근 급격히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
스미싱 문자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거나 개인 금융 정보가 탈취된다. 택배회사 스미싱 문자가 사기에 자주 악용되는 이유는 일반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최준영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경장은 “택배 회사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는 고전적으로 최상위권을 기록한다”며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명절에 유난히 더 두드러지기도 하는데 최근 택배문화가 보편화되고 있어 많은 사람이 별 거부감과 의심 없이 누르기 좋아 자주 사칭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8일 로젠택배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택배 서비스 이용 방법보다 먼저 ‘최근 로젠택배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2위는 ‘마이크레딧 신용평점 변경 확인 안내’였다. 본인의 신용등급에 변화가 생겼다는 통보에 민감함을 느끼는 일반인이 의심 없이 누르기 좋은 스미싱 문자라는 설명이다.
3위는 ‘OO님의 페이스북 초대 링크’로 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SNS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가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NS에서는 게임, 메시지 등 지인끼리 가볍게 초대문자를 주고받는 게 일상화돼 있어 페이스북 초대 스미싱 문자도 최근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4위는 ‘대한통운 배달 반송처리 사칭’ 문자로 로젠택배와 함께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5위와 6위는 각각 ‘귀하의 차량위반 적발 내용 안내’와 ‘(SMS범칙금 고지) 귀하의 위반 적발 내용 안내’로 경찰청이나 검찰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였다. 수사 당국이 일반 시민에게 보낸 문자라는 점에서 쉽게 무시하고 지나가기 어렵다는 심리를 악용한 문자다.
최준영 경장은 “이런 개인 불법 적발 문자는 본인의 신상과 관련된 민감한 사항이니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에도 찜찜한 면이 있어 많은 사람이 속아 넘어간다”며 “검찰, 경찰청의 문자도 택배와 함께 고전적인 스미싱 도용 문자”라고 설명했다.
7위는 전자청첩장 사칭이다. 최근 모바일 청첩장이 보편화되면서 급성장한 스미싱 사칭이다.
8위는 ‘크레딧뱅크 신용평점 변경확인 안내’, 9위는 ‘쓰레기 불법 투기 적발 안내’, 10위는 ‘OO님 장례식 부고 안내’였다.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은 최근 스미싱에 이용된 변종 악성코드가 단순히 소액결제 인증번호를 가로채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의를 요구한다.
최근 스미싱 사기는 더 지능화, 고도화돼 피해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 사진, 공인인증서, 개인정보까지 탈취해 더 큰 금융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스미싱 문자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인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라도 인터넷 주소가 포함된 때에는 전화로 미리 확인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폰 환경설정에서 보안→디바이스관리→‘알 수 없는 출처’에 체크가 돼 있다면 해제하면 된다.
그 밖에 스마트폰으로 114를 눌러 상담원과 연결해 소액결제 차단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스마트폰용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놓는 것도 스미싱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