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IPTV 플랫폼에서 4K 해상도(3840×2160) 초고화질(UHD) 방송을 상용화했다.
일본은 정부 주도 로드맵에 따라 연내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IPTV 3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모두 UHD 방송을 상용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일본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현지 통신사 NTT동일본·서일본은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파JSAT와 함께 이달 초 인터넷 프로토콜(IP) 방식 4K UHD 방송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 서비스는 스카파JSAT가 송출하는 ‘스카파 4K 영화’ ‘스카파 4K 종합’과 함께 민관사단법인 NexTV-F가 운용하는 4K UHD 실험방송 채널 ‘Channel 4K’ 3개 채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업계는 현재까지 유맥스(UMAX), 스카이UHD 등 각각 1개 UHD 전용 채널을 개국했다. 일본이 한국보다 한 발 앞서 다채널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일본 총무성과 NexTV-F 회원사는 최근 진행한 로드맵 중간보고 회의에서 “지난해 6월 실험방송을 개시한 케이블방송은 연내 UHD 방송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효율 압축 코딩(HEVC) 기반 방송 대역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UHD 방송 대중화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상용화한 우리나라와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수위 자리를 차지한 UHD TV 시장에서는 자체 UHD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일본 기업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올해 세계 UHD TV 시장 규모는 2389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998만대에 그친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오는 2019년에는 782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UHD 방송 보급에 따라 일본 내 UHD TV 수요가 2019년 575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UHD TV 수요는 31만대에 그쳤다.
최근 소일본 TV 업체는 화질과 기능을 차별화한 UHD TV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급증하는 국내외 UHD TV 수요 증가를 적극 공략해 한국·중국 기업에 내준 TV 제조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기업이 일제히 4K UHD TV를 선보이며 UHD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은 UHD TV 생산 능력과 UHD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함께 갖췄다”며 “자사 TV에 최적화된 UHD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UHD TV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4.3%)로 조사됐다. LG전자는 14.3%로 집계됐다. 일본 기업으로는 소니가 10%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