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가 미국에서 온라인 예약주문 개시 6시간만에 품절됐다. 애플이 1인당 구매량을 2개로 제한했지만 상당수 모델이 30분만에 다 팔렸다. 애플은 환호했지만 초기 공급 물량을 적게 준비한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확한 초기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이 같은 의혹을 더 키웠다.
애플은 지난 10일 오전 0시1분(태평양 표준시, 한국시간 오후 4시1분)부터 9개 1차 출시국에서 애플워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허핑턴포스트, 나인투파이트맥 외신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애플워치 스포츠는 모델별로 10~30분 만에 매진됐고 1000만원이 넘는 18K ‘애플워치 에디션’도 동이 났다.
안젤라 아렌츠 애플 부사장은 “애플은 강한 소비자 수요가 첫 공급물량을 초과할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예약주문이 가능하지만 6월 이후 수령이 가능하다. CCS인사이트 등 일부 시장조사업체와 외신은 올해 애플워치 판매량을 2000만대로 전망하며 웨어러블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워치의 뜨거운 초기 반응은 온라인 예약판매를 8시간 앞둔 호주 시드니에서 먼저 나타났다. IT전문매체 맥루머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는 10일 오전 9시(현지시각, 한국시간 오전 8시)부터 극성 애플 팬들이 애플스토어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제품을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일부 고객은 이미 애플스토어에 들어가 전시된 애플워치를 보고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애플워치 1차 출시국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홍콩이다. 애플은 해당국에서 예약판매 시작과 함께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스마트기기를 출시하면서 사전 예약판매와 체험행사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기존엔 출시 당일에야 현장에서 제품을 처음 경험할 수 있었다.
외신은 매장 앞에 긴 줄을 서던 고객 불편을 덜고 다른 명품 판매 방식을 따르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한 수율 조절, 갤럭시S6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애플워치는 아이폰과 연계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갤럭시S6로 고객 이탈을 막는 효과를 노렸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초기 애플워치의 뜨거운 인기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IT전문지는 애플워치 배터리 지속 시간이 18시간에 불과하고 앱 설치 시간에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워치 스펙이 다른 스마트워치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 때문에 올해 판매량을 800만대 수준으로 보는 보수적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120만대(스태티스타 보고서)임을 감안하면 800만대도 매우 의미 있는 수치임에는 틀림없다. 애플워치가 삼성전자가 곧 내놓을 기어A, LG전자 워치 어베인 시리즈와 함께 스마트워치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