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 하고 바코드 기계음이 울린다. 전시회장에는 미리 발급받은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입구와 출구 앞에는 보안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 박람회를 미리 신청하고 온 각국의 바이어, 부스 참가자, 미디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일반 소비자는 보기 드물다.
봄에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홍콩춘계전자박람회(이하 홍콩전자전)의 모습이다. 13일부터 홍콩종합전시장에서 시작된 이 박람회는 16일까지 열린다. 홍콩전자전은 첨단 IT를 뽐내기보다 완제품 위주로 전시된다. 세계 각지에서 온 바이어들이 각 나라에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된다.
◇홍콩전자전 올해 트렌드는 ‘웨어러블, 스마트홈, 무인 기술’
올해는 전 세계 트렌드에 맞춰 웨어러블(Wearable), 커넥티드 홈(Connected home), 무인 기술(Unmanned tech) 존이 새롭게 개설됐다. 웨어러블 존에는 총 45개 업체가 전시를 했으며 스마트 워치, 안경, 헤드폰 등을 선보였다. 커넥티드 홈에는 여러 가전제품을 집 안에 꾸며놓고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형상을 꾸며놓았다. 무인 기술 존에는 보안, 모니터링 시스템인 CCTV 업체가 대거 나왔다. 바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 CCTV 등이 눈에 띄었다.
신현철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사업지원팀장은 “홍콩춘계전자전 질이 높아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진출해 바이어를 만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올해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웨어러블 제품이 많이 나와 IoT 기술이 곧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전자전에 오는 실수요자와 바이어들은 비슷한 제품이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 가격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아이템이 겹치면 디자인과 단가로 승부를 봐야 한다. 기술 장벽이 크지 않은 제품들은 단가싸움에서 밀리면 시장에서 금세 사라진다.
중국 참여기업은 홍콩전자전에서 몇 해 전만 해도 노트북, 컴퓨터 단가 경쟁을 했다. 이번에는 태블릿과 모바일에 가격 경쟁이 붙었다. 3D 컴퓨터 기기나 프린터도 이전에 비싼 가격을 자랑했다면 전시회에서는 가격이 많이 내린 상태였다. 1센트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바이어들이 많은 전시회다 보니 그런 특성을 반영한 모습으로 해석된다.
◇함께 열리는 홍콩국제정보통신박람회
홍콩전자전 옆에서는 국제정보통신박람회가 함께 열린다. 여기에는 기업 솔루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통신과 네트워크 제품, 디지털 마케팅, 커머스가 전시 된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전자전에 출시되는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 ICT를 엮어서 시너지를 내려고 두 박람회를 함께 연다. 국제정보통신박람회가 전자전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젊은 앱 개발자들이 참가하는 ‘앱스 존(Apps Zone)’을 마련해 관심을 끌었다.
매 시간 열리는 세미나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13일 소비자 가전 트렌드와 혁신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앤디 라우 SAS 드래곤 홀딩스 이사는 사물인터넷(IoT) 미래를 언급했다. 앤디 라우 이사는 “스마트홈으로 연결되는 모든 제품은 이미 시중에서 살 수 있지만,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삼성 제품은 삼성만 연결되고, LG는 LG것으로만 연결돼 이것들을 어떻게 같이 연결할 것인지가 스마트홈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 없고 작동하는 앱이 각기 다르다”며 “아무도 리더가 없기 때문에 스탠더드 플랫폼을 만드는 업체가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자민 차우 HKTDC 사무차장은 “올해 홍콩전자전에서 개설된 제품관에서 최신 기술 발전과 현대 가정에서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며 “홍콩국제정보통신박람회에는 모든 형태의 국제 ICT 솔루션을 모아 참가업체와 바이어 간 크로스오버 비즈니스 활동을 하기 쉽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